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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축제, SXSW

前직장이 IT 계열이었던지라 관련한 해외 유명 전시회를 자주 다닌 편입니다.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세계 3대" 기준으로 IT 전시회를 고르자면, 일반적으로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를 손에 꼽을 수 있겠는데요, 과거에는 기업들이 제품과 기술을 경쟁적으로 홍보하는 장이었다면, 시시각각으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는 시장의 트렌드나, 새롭고 참신한 스타트업 기술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한 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대형 전시회들이 스타트업에 특화된 전시관을 별도로 만들어 신경쓰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4년 후에 보자'며 당찬 포부를 말하는 MWC의 <4YFN - 4 Years From Now> 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유레카'를 외칠 수 있다는 CES의 <Eureka Park>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위의 3대 전시회 대비,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엄청난 전시회가 있어요. 저도 우연히 팔로우 하고 있는 해외 브랜딩 에이전시들의 SNS 등에서 접하고 호기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관련 기사나 블로그 또는 주변에 참여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더라고요. 지난 3월 10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회와 관련한 특집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 반증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비록 브랜딩과 직접적인 관련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여러분께 소개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는 사람들은 <싸바싸>로 부른다는 유서깊은 대형 이벤트, 바로 <SXSW : South by SouthWest> 입니다.




유명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SXSW


SXSW는 1986년 미국 오스틴에서 작은 음악 축제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열렸을 때는 방문객이 1000명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30여년이 지난 후 약 43만 명(2019년 기준)이 찾는 대형 이벤트로 변모했습니다. 내용에서는 음악 외에도 필름, 코메디, IT 등의 장르로, 보여지는 방법에서도 공연 외 전시, 컨퍼런스, 시상식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되었구요.


SXSW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3대 IT쇼와 비교해서 말씀드릴께요. COVID19 때문에 전반적으로 전시회의 방문객들이 감소했다는 것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엄청난 수치입니다.


비록 일 평균 참석자는 IFA나 CES가 더 많지만, 열흘이나 되는 긴 기간과 고가의 티켓 가격을 생각하면 SXSW의 흥행력은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SXSW 기간을 전후해서 개최지인 미국의 소도시, 오스틴의 모든 숙박이 매진되고 주변 도시에서 수많은 우버 드라이버들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이름이 너무 어렵다!


비영어권 문화에서 이 이름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S-X-S-W 비록 4개밖에 되지 않는 철자이지만, 이니셜 하나하나 읽기에도 혀가 꼬이는 발음이고요, 원래 의미는 South by SouthWest, 우리말로는 "남남서"로 표기하는 방향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원 단어를 한글로 표기하면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입니다. 역시 어렵죠!) 고전 영화 중에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이 영화의 원제가 바로 <North by NorthWest>입니다. 왜 SXSW가 이벤트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추측건대 개최지인 오스틴의 위치(그런데 어디를 기준으로?)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브랜드 네이밍 관점으로 보면 의미, 기억용이성, 발음용이성, 음감, 연상 이미지 모두 한국인에게는 최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어려운 이름이예요.






둘째, 내용이 너무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대형 이벤트들은 특정 장르나 형식에 한정된 경향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IT가전 전시회 - CES,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깐느 광고제 등등 특정 주제와 방식으로 제한하되 글로벌 시장 타켓으로 규모를 키우는데요, SXSW는 음악 축제 + 컨퍼런스 + 전시회 + 시상식의 4가지 이벤트가 혼합된 형태입니다. 주제 역시 음악, 필름, TV, 인터렉티브 등의 메인 테마 외에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하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요. 많지 않은 국내 보도자료를 보더라도 SXSW를 '음악 축제' '콘텐츠 축제' '글로벌 전시회' 등 다양한 단어로 설명하고 있어요.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불가능한 복합적인 행사인 것이죠.


만약 저에게 SXSW를 설명하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겠어요.

(여전히 복잡하고 어렵지만, 나름 줄이고 또 줄인 것입니다!)




셋째, 비싸다!


아마도 직접적으로 비즈니스 연관성이 없는 분들이 SXSW를 선뜻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싼 티켓 가격일 것입니다.

요새 환율도 부쩍 올라 더욱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인데요, 사실 10일이나 하는 긴 기간을 고려하면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간이 길다는 것은 동시에 부대비용 - 숙박비 및 교통비, 식비가 함께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특히 행사 기간 중의 숙박난은 SXSW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티켓 구매 전 숙소를 확보하라는 안내문구만 봐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령 숙소를 확보하더라도 그 비용이 만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왠만하면 투자라고 생각하고 한 번 쯤 체험해보려고 노력하는데요, 이 SXSW는 수 년 간 버킷리스트에 '들어가만' 있습니다.


다른 유명 전시회와 티켓 가격을 비교해봤습니다. 참고로 부가세 별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같은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로 손에 꼽히고, 매년 3~40만의 참관객이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에서 테마가 너무 다양해서 어렵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다양함 속에도 공통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크리에이티브' , '새로움' 그리고 '즐거움' 입니다.




'크리에이티브'와 '새로움'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보여주고, 칭찬하고 함께 즐긴다!


몇몇 SXSW의 후기 글을 읽어보면 행사가 너무 방대해서 매일 앱을 열고 일정을 체크하며 예약하라는 이야기가 많아요.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사람일 수록 더 많이, 더 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요, 그렇지 않더라도 그 때 그 때 여건에 맞춰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요. 시간이 무엇보다 귀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지루하거나 연관성이 떨어진다 싶으면 과감히 바로 다른 행사로 이동하라는 팁도 있었습니다.



아래는 이번 2023년 SXSW의 스케쥴 표인데요, 엄청나죠? 그리고 행사 기간 내내 코메디, 필름&TV, 음악, 예술 등 즐길거리가 함께 해서 열흘이라는 기간이 기나길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한 마디로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입니다.



또, SXSW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특히 저와 같은 브랜딩 업계나 광고 마케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들이 많아요.



컨퍼런스 트랙 중 체크 표시한 것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고 또 최근에 갖게 된 항목들인데요, 특히 얼마전에 브랜드비 아티클로 다룬 '대마초 Cannabis'가 'Design'이라는 카테고리와 맞먹는 수준의 하나의 트랙으로 선정된 것이 인상적입니다. 대부분의 테마가 대중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이슈들임을 알 수 있죠. CES나 MWC가 5G, 블록체인, 클라우드, SaaS 등 기술 위주 테마를 가지는 것과 비교됩니다.


특히 SXSW의 전시 부분은 다른 IT전시회 대비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아요. 미디어 아트나 인터렉티브 쪽으로 체험거리가 풍부하다는 평입니다. (정말로 직접 확인해보고픈!!!)





시상식 분야에서는 SXSW Pitch를 주목하세요. 이 경연대회는 전세계 스타트업들의 꿈의 무대라고 해요. 기술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적 이슈나 환경 문제 등등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인 스타트업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2023년 SXSW Pitch의 파이널리스트인데요,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아직 최종 수상자가 선정되지 않았지만 카테고리 분류를 통해 요즘 핫한 분야와 트렌드를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 스타트업에 대한 세부 내용은 SXSW 공식 웹사이트를 참고하세요.)



마지막으로 ChatGPT의 도움을 받아 SXSW를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 5가지를 정리해 봅니다.


SXSW를 방문해야 하는 5가지 이유


  1. 새로운 재능 발굴 : SXSW는 신인 뮤지션, 영화 제작자, 기술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축제에 참석하는 것은 그들이 대세가 되기 전에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 네트워킹: SXSW는 기업가, 투자자, 업계 전문가 및 크리에이티브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축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3. 학습: SXSW의 컨퍼런스 부분에는 기조 연설, 패널 토론 및 기술/문화/정치와 같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워크숍이 포함됩니다. 이 세션에 참석하면 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통찰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4. 브랜드 홍보: SXSW는 기업이 브랜드, 제품 및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축제 참가, SXSW Pitch 대회 참가 또는 이벤트 후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5. 즐거움: SXSW는 많은 파티, 콘서트 및 기타 사교 행사가 있는 재미있고 신나는 이벤트입니다. 음악, 영화 또는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SXSW는 학습, 네트워킹 및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하고 역동적인 이벤트입니다.



아직은 아이돌 공연 기사 등으로만 SXSW의 이름을 접하게 되는데요, 음악 축제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행사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소개글을 읽고 흥미가 생기신 분들은 Presale(3월 말까지입니다!) 티켓 구매를 통해 조금이나마 비용을 절감해 보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저의 버킷 리스트는 언제 이뤄질지 모르지만, 조만간 꼭 가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브랜드비가 활성화되면 여러분과 함께 하는 SXSW 참관 패키지 투어를 주최해 보고 싶은 꿈도 있어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참고 자료:


2023 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