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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브랜딩

최근 IT 기업들의 연간 컨퍼런스 개최는 트렌드를 넘어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 같아요. 초기에는 단순 개발자들을 위해 지식을 공유하는 컨퍼런스였다면, 요즘은 기업 브랜드를 강화하고 브랜드 커뮤니티를 만드는 오프라인 이벤트로서의 역할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벤트의 콘텐츠도 IT 개발에서 디자인, 채용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 글의 제목을 과감히 "이벤트 브랜딩"으로 정해 보았습니다. 단순 "개최운영"에서 "브랜딩"으로 변화하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이벤트들을 함께 살펴보아요. 다만 대부분이 오프라인 중심 이벤트이다보니, 온라인에서 접하는 요소만으로 디테일한 브랜딩 요소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고 상세한 리뷰를 하고 싶네요.

일단 이번 글에서는 기초적인 정보 위주로 공유합니다.


소개 순서는 작년 및 올해 개최일 기준입니다.






1. NVIDIA GTC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이벤트입니다. 바로 몇 일 전에 개최되었거든요!

GTC는 GPU Technology Conference의 약칭입니다. GPU는 컴퓨터 그래픽 처리 장치로, NVIDIA의 메인 사업분야이죠. 아무래도 NVIDIA가 소비재라기보다는 산업재 중심 기업이기에 저 같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컨퍼런스입니다. 하지만 최근 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NVIDIA이다보니, CEO인 젠슨 황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고요, 티켓 값이 무려 2천 달러에 달하는데도 참관객이 작년 대비 50프로가 늘었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느낌입니다만, 솔직히 아무도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2. 현대자동차 그룹 플레오스(PLEOS)



플레오스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자 컨퍼런스 브랜드입니다. 한 달 전에 발표된 따끈따끈한 브랜드이고요,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아직 행사가 개최되지 않았기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차 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3. Figma Config



협업 툴인 피그마가 개최하는 커퍼런스인 Config는 2020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피그마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는데요, 이미 디자이너의 필수 툴로 자리잡았더라고요. 이와 함께 Config 역시 디자이너의 필수 참관 이벤트로 자리잡았습니다. 국내에서 오프라인 장소를 대관하여 함께 온라인 Config를 참관하는 행사도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IT기업의 컨퍼런스와 달리 '개발자'가 아닌 '사용자User'라는 설명어를 사용한 것이 인상적인데요, 핵심 사용자인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모두 아우르기 위한 단어 선정으로 보입니다. 또 디자이너 대상으로 하다보니 다른 이벤트 대비 디자인에 많이 신경쓴 것이 보여요.






4. Microsoft Build



마이크로소프트 Build는 2011년부터 시작한 개발자 컨퍼런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다루는 분야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윈도우OS에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AI에 이르기까지 소프트웨어 분야의 모든 분야를 다룬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로고 디자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체를 그대로 적용한 심플한 디자인이며, 매년 키 비주얼에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5. Google I/O



구글 I/O는 2006년 구글 Developer Day로 시작했습니다. I/O라는 네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라고 하네요. I/O 네임은 Input & Output, 그리고 Innovation in the Open을 뜻한다고 합니다.

구글 I/O는 대표적인 개발자 컨퍼런스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매년 조금씩 변화하는 로고와 키 비주얼을 살펴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입니다.






6. Apple WWDC



우리 브랜딩 디자이너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벤트이죠.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는 1983년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애플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발표하는 행사로 유명합니다. 작년에는 애플의 AI, Apple Intelligence를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었죠.

로고 디자인은 애플 서체를 그대로 적용하여 타이핑한 로고였는데요, 작년부터 WW를 결합하여 표현한 워드마크로 변경되었습니다.






7. Meta Connect



메타의 Connect는 2013년부터 개최되었다고 합니다. 사명 변경 전 이름은 Facebook Connect 였어요. 다른 개발자 컨퍼런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감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이라는 앱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메타로 사명 변경 후에는 VR, AI 를 주제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8. Adobe MAX



어도비 MAX 역시 우리 브랜딩 디자이너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컨퍼런스죠! 2003년 Macromedia MAX로 시작되었는데, 어도비가 Macromedia를 인수하면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참고로 Macromedia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플래시, 드림위버의 개발사입니다.) 어도비 MAX의 부제는 The Creativity Conference인데요, 다른 개발자 컨퍼런스와 달리 디자이너에만 포커싱한 컨퍼런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자사 제품의 신기능을 소개하고 어도비 커뮤니티를 강화하는데 무게 중심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어도비 MAX의 로고는 2023년 변경되었는데요,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벤트 브랜딩을 시작한 것 같아요. 매년 내노라하는 디자인 에이전시가 디자인 개발을 담당했는데요, 올해는 과연 누가 담당할지 기대됩니다.






9. 이프(카카오)



카카오의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는 2018년부터 개최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개발자 컨퍼런스라기보다는 기업 소개 및 홍보 행사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기업이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렸었던 2023년에는 개최되지 않았어요. 작년에는 메가 트렌드인 AI에 포커싱한 이프(카카오AI)로 열렸습니다.



네임인 이프(if)는 코딩에서 조건문 if else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이라는 뜻도 함께 갖고 있어요. 카카오가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꿈을 담은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다만 로고 디자인은 카카오 전용서체를 적용하던 것에서 새로운 서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변화했는데요, 향후 지속될지, 아니면 매년 변화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10. 네이버 단(DAN)



네이버의 통합 컨퍼런스 은 2023년 시작되었는데요, 2024년에는 2008년부터 이어온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와 통합하여 기업을 대표하는 컨퍼런스로 리브랜딩했습니다.

브랜드 네임인 단은 Platform을 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요. 카카오와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 플랫폼 서비스 기업인 네이버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11. 두나무 업비트 D 컨퍼런스



업비트 D컨퍼런스는 블록체인 컨퍼런스 UDC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UDC는 2018년부터 개최되었는데요, 이니셜로 표기하다보니 개최자인 업비트의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부터는 브랜드 네임을 직접 표기하고, 컨퍼런스 네임은 D 컨퍼런스로 변경했습니다.






12.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 SDC



삼성 SDC는 Samsung Developer Conference의 약칭으로 2019년부터 약칭 및 새 로고를 사용해왔습니다. 원래 삼성전자는 SDC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퍼런스 SSDC로 나뉘어 운영해왔었는데요, 2023년부터 SDC로 통합했습니다. 아무래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사라지다보니 구분해야 할 이유가 없고, 운영 측면에서도 통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죠.






13. AWS Re:Invent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최하는 Re:Invent는 세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컨퍼런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 뿐 아니라 AWS를 이용하는 다양한 기업들의 전시도 함께 이뤄지는데요, 그 규모는 CES 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싶어요.

로고 디자인은 심플한 워드마크 형태인데요, 2018년부터 서체를 변경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Amazon이 브랜드를 리뉴얼했는데, Re:Invent에도 반영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국내외 IT 기업들의 이벤트 브랜딩을 살펴보았어요.

브랜딩 과도기로 볼 수 있는 브랜드도 있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브랜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앞으로 이벤트 브랜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예요.

기업 브랜드 홍보의 장일 뿐 아니라 기업 브랜드에 충성도를 지닌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이기도 하니까요.


따라서 브랜딩에 있어 로고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현장에서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 브랜드 네임을 확정하고, 예쁜 로고를 만들고 이를 인쇄한 굿즈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 행사장 전반에서 사용되는 키 비주얼, 모션 그래픽 등 행사장에 머무르는 매 순간순간을 특별하게 하고 기억에 남게 하는 브랜딩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직은 관련 브랜딩 케이스 스터디가 많지는 않지만, 일부 선행 사례들을 통해 앞으로 이벤트 브랜딩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아요.

아래에 유관 사례들을 추가해 놓았습니다. (향후 입수되는 대로 또 추가할 예정입니다!)

2025 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