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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틀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최근 기후 위기 및 탄소 배출 이슈 때문에 소가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단 쇠고기 뿐 아니라 우유도 탄소 절감을 위해 대체해야 할 품목으로 떠올랐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식물성 우유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가 유당불내증이었다면, 요즘은 환경을 생각하는 탄소중립적 식품임을 강조하는 추세입니다.

저는 archiveB에 식물성 우유 브랜드들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항상 '이 브랜딩으로 과연 오틀리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 질문해 보게 되는데요, 새삼 오틀리의 브랜딩이 너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래의 다양한 식물성 우유 브랜드들을 살펴보시면서 여러분만의 관점을 세워보시길 바래요.





0. 식물성 우유란?


식물성 우유는 대체 우유의 한 종류로 영어로 Plant-based Milk라고 불립니다. 사실 이 Milk라는 단어가 동물에서 짜낸 젖을 의미하기 때문에 의미 상으로 상충되는 점이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단어인 '우유(牛乳)'는 소에서 짜낸 젖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욱 모순적으로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유(乳)' 자만 사용하기에는 직관적으로 의미전달이 되지 않아 딱히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특히 Oat Milk는 번역하자면 '귀리유'라고 표현하는 게 맞지만, 입에도 잘 안 붙고 두 번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이하 오트밀크로 표현하도록 할께요.


참고로, 식물성 우유가 아닌 대체 우유도 존재하는데요, 관련 내용은 예전에 작성한 배양육과 관련한 글(고기 아닌 고기, 배양육 브랜드)을 읽어보세요.



식물성 우유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 귀리, 보리, 쌀 등 곡류로 만든 우유
  2. 아몬트, 땅콩 등 견과류로 만든 우유
  3. 콩 등 두류로 만든 우유


각 분류 별로 해당 브랜드를 살펴볼텐데요, 미리 말씀드리자면 귀리로 만든 오트 밀크 제품이 월등히 많습니다. 아마 오틀리의 성공이 시장 활성화를 촉발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다양한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은 차별화를 위해 만들어낸 다양한 브랜딩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예시 브랜드들 선정에 있어서는, 아시다시피 브랜드비는 '브랜드'만 보는 사이트이기에 시장 점유율이나 규모로 정하지 않았고요, 최근 archiveB에 업데이트한 브랜드 위주로 모아보았어요. 최신 브랜딩 트렌드를 보신다고 생각해 주세요.






1. 오트 밀크 Oat Milk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트 밀크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오틀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나스닥에도 상장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인데요, 요즘은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와 1위에서 내려왔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파워나 인지도는 가장 막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유명한 브랜드이니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할께요.





Oatier는 오트 밀크 시장의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0% 아이리시 귀리를 사용하고 풍부한 거품과 맛이 특징이라고 하네요.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브랜드 전략을 살펴보세요.





Earth'd는 영양학자이자 시리얼 기업가가 만든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네임에서 볼 수 있듯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브랜드이죠. 오트 외 다른 곡물도 함께 믹스된 것 같습니다만, 일단 오트 밀크로 분류해 봅니다.





Kiddi Winks는 타겟을 특화한 오트 밀크 브랜드입니다. 바로 어린이를 타겟으로 하는 제품인데요, 사실 어린이들은 환경이니 영양성분이니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맛'을 최우선시 하잖아요? 그래서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귀여운 패키지 디자인을 채택했어요.




MYOM은 물에 타서 먹는 오트 밀크입니다. 농축제형 제품으로 상온 유통 및 보관이 가능하여 편의성 높였습니다. 로고와 패키지 디자인은 오트 밀크라기보다는 일반 우유의 이미지에 더 근접한 것 같아요. 우유와 경쟁하는 오트밀크로서의 포지셔닝일까요?





Bright Barley는 오트 밀크는 아니예요. 이름 그대로 보리로 만든 우유인데요, 같은 곡물 우유기에 오트 밀크 류로 분류를 해봤습니다. 사실 Bright Barley는 패키지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한데요,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것이 연상되어 처음 봤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만, 여러 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한 것 같아요. 거기다 에이전시가 후속 프로젝트로 위에 소개한 Oatier 브랜딩을 한 것을 보면 말이죠.





어메이징 오트는 우리나라 제품으로 매일유업의 브랜드입니다. 출시된지 2년만에 리브랜딩을 했는데요, 실적이 좋아서 더욱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저조한 판매를 개선하기 위함인지 알 수 없습니다만, 매일유업이 브랜드를 키워보겠다는 의지는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Before 로고는 왠지 아래에 설명할 '아몬드 브리즈'와 유사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장점으로 작용했을지, 단점이었을지 궁금합니다.





씰크는 '더플랜잇'이라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만든 오트 밀크 브랜드입니다. 처음에는 대두(콩)를 원료로 우유에 가까운 맛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리브랜딩 후에는 오트 블렌딩으로 제품 속성을 변경한 것 같습니다. (다만, 왜인지 제 컴퓨터로 웹사이트 접속이 안되어 명확한 정보를 파악하지는 못했어요.) 브랜드 네임은 우유를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2. 아몬드 밀크



아몬드 밀크의 대표주자는 바로 아몬드 브리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유명한 전통의 아몬드 브랜드, 캘리포니아 블루 다이아몬즈의 강력한 후광 효과를 입고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죠. 역시 부연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아몬드 데이는 남양유업의 아몬드 밀크 브랜드입니다. 아무래도 기업이 뒤숭숭하다보니 보도자료가 충분치 않아 로고 이미지를 찾지 못했고, 패키지 이미지로 대신합니다. 아몬드 데이 역시 약 2년만에 리브랜딩을 했는데요, Before 디자인은 아몬드 캐릭터와 식품 카테고리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독특한 색상을 채택하여 확실히 차별화는 되었습니다만, 판매는 저조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리뉴얼된 디자인은 다소 평이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식품 카테고리의 소비자 성향이 보수적이기 때문인지 불안정한 기업경영 때문인지는 알 수 없네요.





넛유는 연세우유에서 만든 견과류 우유 브랜드입니다. 아몬드 뿐 아니라 마카다미아, 캐슈넛 등 다양한 견과류로 라인업을 했기에 '넛Nut'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브랜드 네임이 욕설을 연상케 하여 영 적응이 안되는데요(참고로 저는 옛날 사람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일반 소비자 반응이 궁금해지는 브랜드입니다.






3. 두유


이 카테고리는 단어 표현에 있어 좀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보편적으로 '두유'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국내와 해외의 '콩' 제품의 원료가 달라 제품 속성을 정확하게 전달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예요. 우리나라의 두유는 대두를 원료로 하는 제품으로 영어 표현은 Soy Milk가 사용됩니다. 그런데 해외는 완두콩 등을 원료로 한 Pea Milk가 많더라고요. 일단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두유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브랜드가 많지는 않아요.




대표 브랜드로서는 우리나라의 베지밀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베지밀의 디자인이 항상 아쉬웠는데요, 워낙 전통의 독보적 브랜드인지라 디자인 완성도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촌스러움으로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고도 볼 수 있죠. 레트로 컨셉은 유지하되 좀 더 다듬어진 세련된 디자인이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상상해 봅니다만, 과연 실현되는 날이 올까요?





Wunda는 '분다'라고 읽는데요, 네슬레가 유럽에서 출시한 완두콩 우유입니다. 네슬레의 첫 대체 우유 제품이라고 하네요. 오트 밀크 대비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제품 특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Alpro는 유럽 1위 대체 우유 브랜드입니다. 위 이미지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두유에 한정되지 않고 오트 밀크, 견과류 밀크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어요.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까 하다가 사례가 적은 두유 카테고리로 넣어보았습니다. 참고로 Alpro는 다농의 계열사입니다.






이상으로 다양한 식물성 우유 브랜드를 살펴보았어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각 분류 별 대표 브랜드(지극히 주관적인)와 최신 브랜딩 사례를 확인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니, 시장 점유율이나 브랜드 파워 순위 등으로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식물성 우유라는 카테고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차별화 전략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드릴께요.

2024 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