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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지정서체로 가장 인기있는 영문 폰트는?

아마 눈썰미 있으신 분은 알아차리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rchiveB 브랜드 상세 페이지에 Typeface 항목이 있다는 것을요!

처음 archiveB의 정보 구조를 설계할 때 서체 정보를 함께 기입하면 데이터 누적 후 브랜딩 분야에서 유행하는 서체 트렌드를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었어요.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로고 업데이트에 급급하여 서체 정보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타이포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케이스스터디에서 서체 명이 언급되지 않는 한 서체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어요. Fonts in Use 같은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는 것도 버거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이빙을 해보니 아주 소량이나마 정보가 쌓였습니다. 최근 2년 간 업데이트한 archiveB 데이터 중, 케이스 스터디 상에서 지정서체로 가장 자주 등장한 폰트 7개를 추려서 소개합니다. 여기서 '지정서체'라는 것에 유의해 주세요. 일반적으로 지정서체는 헤드카피 및 본문에 적용하기 위함이라, 가독성과 대중성, 활용성을 중요시 합니다. 또 국내보다는 해외 사례 위주로 추려봤어요. 왜냐구요? 국내 폰트는 저작권과 비용 이슈 때문인지, 굳이 트렌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획일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는 상대적으로 훨씬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고 있고요, archiveB 등록 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폰트도 10건 밖에 되지 않아요. 10건 미만으로 무슨 트렌드냐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수천 건의 아카이빙 데이터 중 케이스스터디가 업데이트 된 것이 1/4 도 되지 않고, 또 그 중에서도 폰트 명을 기입한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의미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어요.


아래 폰트들을 보시면 '음,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군'이 바로 느껴지실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인기있는 폰트를 사용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에 맞는 폰트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 글은 브랜딩에 있어서의 참고 자료 및 클라이언트 설득 자료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예요. (설득하기엔 수치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앞으로 부지런히 업데이트할께요!)





1. Aeonik by CoType Foundry



Aeonik은 7가지 두께와 이탤릭을 포함한 폰트 패밀리입니다. 요즘 디지털 트렌드에 꼭 맞는 형태가 아닐까 싶어요. 주로 IT 전자 소프트웨어 등 테크 브랜딩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폰트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위의 링크를 클릭해서 살펴보세요.







2. Founders Grotesk by Klim Type Foundry



Founders Grotesk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Grotesk 계보를 잇는 폰트입니다. 한 때 광풍이었던 Helvetica 와도 유사한 폰트예요. 5가지 두께와 이탤릭을 지원합니다.







3. GT Alpina by Grilli Type



GT Alpina는 2020년에 출시된 굉장히 젊은 폰트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7개 폰트 중 유일한 세리프 서체이기도 합니다. 5가지 두께와 컨덴스트, 익스텐디드, 타이프라이터 등 광범위한 폰트 패밀리를 보유하고 있어요. 특히 이탤릭 폰트가 굉장히 독특해서 정자체 폰트와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특이합니다. 처음 봤을 때 2개의 다른 폰트를 섞어쓴 줄 알았을 정도예요. 어떻게 다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4. Neue Haas Grotesk by Linotype



Neue Haas Grotesk는 위에서 언급한 Helvetica의 원래 이름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거의 같은 폰트인데요, 디테일이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제 타이포그래피 지식의 한계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전문가의 자문이 절실합니다...) 이 폰트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 중 하나는 Helvetica 계열이면서 무료(어도비 폰트 사용자 한정)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5. Roobert by Displaay Type Foundry



Roobert는 지오메트릭 산스(브랜드비 애독자 분이시라면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어 설명을 생략합니다.) 계열 폰트로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전형적인 요즘 스타일 폰트예요. 6가지 두께와 이탤릭을 지원합니다. 알파벳 G와 g의 형태가 굉장히 독특한데요, 아래 폰트 사용 사례 이미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 TT Hoves Pro by TypeType



TT Hoves Pro는 지오메트릭 산스 계열의 TT Hoves를 더욱 현대적으로 다듬은 폰트입니다. 폰트 스토리를 읽어보니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산세리프 서체를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북유럽 스타일은 브랜딩 에이전시 소개글에서도 다룬 바가 있는데요, 정확히 어떤 부분이 북유럽이라고 할 수 있는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TT Hoves Pro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보도록 해요.

폰트는 10가지 두께와 이탤릭을 지원하여 활용도가 매우 좋습니다.








7. Suisse Int'l by Suiss Typeface



Suisse Int'l 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스위스 스타일의 폰트입니다. Univers와 Helvetica를 계승한다고 하네요. 역시 9가지 두께와 이탤릭을 지원하여 활용성이 높은 폰트입니다. 비전문가로서 상세 설명은 생략합니다. (솔직히 스위스 스타일, Helvetica 계열 폰트들을 눈으로 구분하라고 한다면.... 저는 완전 불가능합니다.)








이상으로 arhiveB에 자주 등장한, 해외에서 종종 쓰이는 대중적인 폰트들을 살펴봤습니다. 의도치 않게 모두 다른 서체 파운드리에서 개발한 폰트들이네요. 각 서체 파운드리의 베스트셀러 폰트 중 하나가 아닐까 감히 추측해 봅니다.


위 7개의 폰트들은 많이 사용되는 만큼 서체 패밀리도 다양하고 완성도도 무척 높아요. 브랜드 가이드라인 작업 시 영문 서체를 지정해야 한다면 위의 폰트들을 한 번 검토해 보세요. 적어도 진부하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위 폰트들과 어울리는 국문 폰트를 지정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가 될 것 같긴 하네요.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특정 폰트가 많이 사용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니예요! 예전 Helvetica 광풍이 일었을 때, Helvetica를 적용한 GAP의 리브랜딩은 엄청난 비난과 함께 단기간에 원상복구되었었거든요. (관련 글 읽어보기) 브랜드비가 archiveB에 폰트 정보를 기입하게 된 것은 타이포 비전문가로서 조금이나마 폰트 트렌드를 이해해보고자 하는 시도였지, 획일화된 폰트 선택을 유도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닙니다. 왜 이 폰트가 많이 사용되었을까, 대중적일까에 대한 해석과 판단은 브랜딩 전문가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2024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