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image
로고 디자인의 유사성 판단하기 - 궁금하신 분만

Notice1. 본 글을 읽기 전에 "무엇이 똑같을까? - 로고 디자인의 유사성 판단하기"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Notice2. 브랜드 로고 디자인은 심볼, 글자체, 색상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관점에 따라 유사성 판단 여부가 많이 달라집니다. 본 글에 게시된 사례들은 작성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 하에 비교한 것으로, 이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유사'로 판단내리지 말아 주세요.







준비되신 분은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1. C와 D의 차이

3개의 점진적으로 커져가는 반원의 형태로 구성이 된 심볼입니다.

디테일을 보면 차이가 있어요. 점진적으로 커지는 크기 변화의 규칙이 다르고, 반원의 방향, 그리고 색상이 다르죠.

브랜드 네임과 함께 보면 또 다른 이미지를 주긴 한답니다.

브랜드 네임과 함께 보니 이니셜 알파벳 글자를 형성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 심볼이 유사하다고 느끼는 것은 제 개인적 인지능력 탓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거울형 좌우 대칭 형태를 잘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b와d, p와q를 구분하는 데 정말 오래 걸렸어요.)






2. 꼬인 것과 안꼬인 것

띠 형식으로 다이아몬드 형태를 구현한 심볼입니다. 왼쪽은 색상 변화를 통해 입체감을 주었고, 오른쪽은 한 때 엄청나게 유행했던 3D 효과를 적용했어요.

'다이아몬드 형태'만으로 유사하다고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그렇게 따지면 단순한 형태의 심볼들은 모두 유사로 봐야 하거든요.


워드마크와 함께 적용하니 느낌이 많이 다르죠? 사업영역도 완전히 달라서 소비자가 오인할 여지는 없을 것 같네요. (CIBC는 캐나다의 은행입니다.)







3. 같은 도형을 겹치느냐, 다른 도형을 겹치느냐

두 개의 심볼 모두 'M'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어요. Blue와 Green 색상이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셀로판지가 겹친 것 같은 구성으로 인해 유사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Momentive는 SurveyMonkey 개발사가 새롭게 변경한 사명이예요. 역시 MetLife와는 사업영역이 전혀 다릅니다.

워드마크와 함께 보니, 서체의 이미지가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4. 두께가 다른 뫼비우스의 띠

사실 뫼비우스의 띠는 심볼 디자인에 종종 등장하는 컨셉이예요. 다들 '무한한 성장, 무한한 번영'을 원하기 때문일까요?

공교롭게도 2개의 심볼은 런칭 시기가 비교적 가깝고, 색상의 편차가 크지 않은 점, 그리고 꼬임의 중심점 위치가 유사해서 비슷한 사례로 뽑았습니다. (하지만 찾아보면 이 외에도 뫼비우스 띠 컨셉의 심볼이 엄청 많을 겁니다.)

브랜드 네임과 함께 보니 이 심볼이 '뫼비우스의 띠' 말고도 동시에 'M'을 형상화 했다는 것을 아시겠죠? 꼬임의 중심점 위치도 'M' 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5. 심플한 글자체를 심볼로 쓸 경우의 리스크

가장 왼쪽의 심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친숙한 통신 브랜드의 새로운 심볼입니다. 런칭한지는 꽤 되었는데, 왜인지 아직 메인 서비스를 대표하는 심볼로 자리잡지는 못했어요. 오른쪽 2개의 심볼은 해외 브랜드로 국내에는 생소하죠. 두 개의 bar로 구성된 점, bar의 두께감, 한쪽 끝이 사선으로 컷팅된 디자인이 유사한 이미지를 주고 있어요.




'T'자는 글자 자체 구성이 매우 심플해서 단독으로는 식별성이나 차별성을 띄기가 매우 힘들어요. 그래서 T 멤버십의 경우는 Dot과 결합해서 쓰고 있고요, Tellimer는 별도 심볼을, Truewerk는 볼트 형태의 도형 안에 배치를 했습니다. 이 로고들은 심볼보다는 워드마크에 적용된 서체의 독특함과 조형미를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6. 컨셉은 같지만 표현 방식이 달라요 I

두 개의 심볼 모두 물결과 물고기를 형상화했어요. 각도와 형태의 차이로 왼쪽은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을 주고, 오른쪽은 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떼와 어물전에 나열된 생선의 차이랄까요?


National Aquarium은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수족관으로, 미국 3대 수족관이라고 합니다. National Aquarium의 로고 디자인은 최근 리뉴얼을 했는데요, 이전 버전이 좀 더 유사해서 같이 비교해 보았어요. 수협도 최근에는 'SH수협' 로고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생소한 분도 있을 것 같아요.






7.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차이

사실 오른쪽 심볼은 저희 브랜딩 업계에서는 너무나 Iconic한 디자인이예요.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로고 디자인 트렌드를 초창기에 도입한 브랜드 중에 하나거든요.

그리고 개인적 선입견으로 인해 유사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브랜드 네임과 함께 사용할 때의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죠? 워드마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8.컨셉은 같지만 표현 방식이 달라요 II


두 심볼 모두 이퀄라이저의 bar 와 하트를 결합하여 표현했어요. 둘 다 '소리'와 관련된 브랜드임을 추측하실 수 있겠죠?



네이버 바이브의 로고는 컬러버전을 구하지 못했고, 앱 아이콘과는 형태가 약간 다른데요. 브랜드 네임과 함께 사용하는 버전의 심볼은 하트보다는 'V'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어요. LOVO는 AI음성 합성 솔루션 스타트업입니다.







9.카피와 오마주의 경계

3개의 심볼 모두 'A'에서 출발했어요. 삼각형에 가까운 'A' 심볼 안에 사람의 실루엣을 배치했는데요, 누구나 떠올릴 만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가운데 심볼은 처음 발표했을 때 정말 Sensational 해서 전세계 브랜딩 업계에서 화자가 됐었기에, 후속 로고들은 카피 또는 오마주했다는 선입견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디자인 하신 분은 전혀 의도하지 않으셨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는 사람이 선입견이 생기는 것이죠.



가운데 로고는 우리에겐 '오스카'로 유명한 아카데미 시상식의 로고예요. A자와 무대의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오스카 트로피를 절묘하게 표현해서 누구나 오스카의 아이덴티티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죠. 다른 두 로고는 브랜드 네임과 함께 보면 디자이너가 왜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실 꺼예요.







10. 컨셉은 다르지만 구성이 비슷해요



이 2개의 심볼은 전혀 다르다고 느끼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중앙에 상하로 2개의 원에 가까운 형태를 배치한 점, 좌우로 반원의 도형들이 중복해서 배치된 점 등 전반적 구성에서 유사성이 느껴졌어요. 공교롭게도 둘 다 무채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이미지를 더 유사하게 만든 것 같아요.



경기아트센터는 영문 이니셜인 GGAC의 서체를 동글동글한 것으로 선택하여 이뤄진 구성이고, 국립광주박물관은 '달항아리'를 컨셉으로 소문자 이니셜 'g'를 결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1번 사례와도 연관지어 볼 때 반원의 형태를 반복해서 쓰는 것이 유행인가 라는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위 사례들에서 보시다시피, 심볼만 단독으로 볼 때는 특정 부분 유사성이 있지만, 브랜드 네임, 즉 워드마크와 결합하여 사용되면서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일부가 같다고 유사로 봐야 할지, 전체가 다르니까 비유사로 봐야할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사람은 '새로운 것, 생소한 것'을 접할 때 기존에 인지하고 있는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로고 디자인이 처음 선보였을 때 유사성 이슈를 피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일부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해서 절대 잘못된 브랜딩은 아니예요.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Identity)이 로고 디자인만으로 되는 결정지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과거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 진행 시, 오히려 클라이언트 분이 의도적으로 유사한 스타일로 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어요. 전략적으로 '미투( Me too) 브랜드'를 채택한 것이죠. 브랜드 유사성의 판단 및 채택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은 브랜드 소유주가 내리는 것이고, 각각의 브랜드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숙명처럼 지니고 있는 '독창성'에 대한 강박관념을 한 번 내려놓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1에서 10까지 유사성을 구분하는 눈금이 있다면, 그 판단 기준의 잣대를 어느 선에 둘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2022 A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