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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디자인의 유사성 판단하기

브랜드 네임이나 디자인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라고 얘기합니다.

선호도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고, 유사성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요, 오늘은 유사성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해요.


상표등록 심사를 할 때 '유사성'은 등록 여부를 판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예요.

네임의 경우 온라인 검색을 통해 유사 상표를 찾기가 용이한 편인데요, 디자인은 복잡하게 도형 분류코드가 나눠져 있고(일반인은 알기 어려워요) 검색 기능도 삼각형, 사각형, 꽃 등 아주 기본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유사한 디자인 상표를 찾아내기 매우 어려웠어요.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자인 상표 검색 기능이 개발되었다고 하는데요,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유사한가'에 대한 해석의 여지는 주관적인 요소로 여전히 남아 있어요.


책을 보고 베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던 라떼 시절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브랜딩은 있어왔어요. 특히 우리나라는 88올림픽 개최와 더불어 로고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처음 들어왔고, 전문 에이전시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예요. 예전에는 '세계 로고 모음' 이라는 아주 두꺼운 책자가 매년 발행되었는데요,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로고 디자인을 모아서 책으로 만든 것이에요. 아이디어가 고갈되거나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 책자를 뒤적이곤 했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한 브랜드의 로고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세계 어딘가에 유사한 로고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겠어요?

인터넷 검색 포털이 생긴 이후에도 '브랜드 네임'을 알지 않는 한 검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 공공연한 비밀은 한동안 유지되었어요.


해외 디자인 에이전시의 성의없는 디자인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한데요, 해외 디자인 에이전시가 우리나라 수준을 얕잡아 보고 자국 어딘가의 로고를 리터칭해서 던져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외국물 먹은 디자인이라면 무조건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있었기에, 그런 디자인도 매우 감사하며 받았죠.


저도 브랜딩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정의감에 불탔었고, 참신하다고 좋아했던 브랜드의 유사한 로고 디자인이 발견되면 무조건적으로 '속았구나!'라며 분노했었는데요, 20여년간 일해오면서 '유사성에 대한 판단 기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요즘은 시각적 정보가 넘쳐나고, 트렌드가 빈번히 변화하기 때문에 '유사'로 봐야 할지 '트렌드'로 봐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많아요.

또한 사람의 창의력이란 건 그 사람의 경험과 성향을 바탕으로 발현되는 것이라, 어디선가 봤던 형상이 무의식적으로 표현될 수가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베낀 것'인지 '우연한 일치'인지는 창작자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어요.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아래는 제가 브랜드비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로고들의 모음이에요. (업데이트 안된 로고들도 있어요)

물론 이 생각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문제를 삼거나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구요,

점점 까다로워지는 'Creativity'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힌트는 간단히 타이틀에 달아두었고요, 어떤 브랜드의 로고인지는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할께요.




1. C와 D의 차이



2. 꼬인 것과 안 꼬인 것



3. 같은 도형을 겹치느냐, 다른 도형을 겹치느냐


4. 두께가 다른 뫼비우스의 띠



5. 심플한 글자체를 심볼로 쓸 경우의 리스크



6. 컨셉은 같지만 표현 방식이 달라요 I




7.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차이



8. 컨셉은 같지만 표현 방식이 달라요 II



9. 카피와 오마주의 경계



10. 컨셉은 다르지만 구성이 비슷해요


* 브랜드명이 궁금하거나 다른 유사 사례를 알고 계신 분은 contact@brandb.net으로 연락주세요.

2022 A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