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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 Restuarant

'가상 레스토랑 Virtual Restuarant'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아마도 언어 문화적 차이가 이유일 것 같은데요, 저는 처음에 요즘에 유행하는 메타버스의 일환으로 가상 공간에서 식당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코비드19로 인해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한 음식 배달 서비스, 그리고 공유경제가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더라고요.

아직 우리나라처럼 배달음식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미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가상 레스토랑 시장에 대해 함께 알아 봅시다.






올해 초에 틱톡이 배달 시장에 뛰어든다는 기사가 화제가 되었어요. 바로 틱톡 키친이라는 서비스입니다. 유튜브나 틱톡 같은 영상 기반 플랫폼에서 '먹방'이나 조리과정 영상이 인기인데요, 바로 먹방에 나온 그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서비스예요. 이런 서비스를 런칭하게 된 계기는 2021년 틱톡에서 대유행한 '그릴 페타 파스타'라는 메뉴예요. 무려 300만회(국내 기사에는 이렇게 나왔는데, 영문 기사에서는 22년 7월 기준 누적 11억회라고 합니다.) 조회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음식 레시피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미디어가 'SNS의 오프라인 진출'에 주목해 틱톡 키친에 포커싱한 기사를 다뤘는데요, 이 틱톡 키친 서비스는 VDC - Virtual Dining Concepts라는 가상 레스토랑 플랫폼이 뒷받침하고 있어요. 저는 최근 이 VDC의 리뉴얼된 로고를 업데이트 하면서 가상 레스토랑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아직 국내에는 활성화 되지 않은 플랫폼이라 그런지 자세한 내용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약간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제가 구글서치를 통해 이해한 내용을 정리해서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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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레스토랑 Virtual Restaurant 이란?

가상 레스토랑은 말 그대로 실제 직접 운영하는 매장 없이 브랜드와 온라인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을 의미합니다.



가상 레스토랑의 비즈니스모델 (Business Model)을 도식화해봤습니다.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죠?


지난 번에 다룬 '라이센스 브랜딩'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조금 유사한 구조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가상 레스토랑은 실제 본인이 직접 소유한 것 하나 없이 라이센스와 중개, 대행 서비스 만으로 음식 배달을 하는 구조예요. 전통적 레스토랑의 BM은 브랜드의 소유, 레시피 개발, 조리, 판매, 매장 관리가 하나로 일원화되어 있잖아요? 가상 레스토랑은 이를 분산화하여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가상 Virtual' 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죠.

관련해서 '가상 브랜드 Virtual Brand'와 '유령 주방 Ghost Kitchen'이라는 단어가 함께 등장합니다.





  • 가상 브랜드 Virtual Brand : 실제 매장 없이 브랜드 네임과 로고만으로 운영되는 브랜드
  • 유령 주방 Ghost Kietchen : 매장 없이 순수 배달만을 위한 조리를 하는 주방


그럼 실제 가상 레스토랑 운영사들의 사례를 통해 좀 더 깊이 이해해 보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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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DC - Virtual Dining Concepts



VDC는 가상 레스토랑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플랫폼이 아닐까 해요. 사실 VDC가 가상 레스토랑을 처음 도입한 기업은 아닌데요, '하드록 카페', '플래닛 헐리우드'를 창업한 Robert Earl이 만들었기 때문에 요식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 VDC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상 브랜드들을 보시면, 유튜브 스타 Mr.Beast의 레시피를 사용한 Mr.BeastBurger, 머라이어 캐리(캐롤의 여왕, 그 분이 맞습니다!!!)의 레시피인 Mariah'sCookies, 역시 유명 래퍼인 Tyga의 Tyga'sChickenBites 등 인지도와 유명세를 확보한 것들이예요.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고 한 번 먹어보고픈 마음이 들지 않나요? 대단한 섭외력입니다. 틱톡과 제휴한 것도 이런 배경에 기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VDC 웹사이트 바로가기




2. Nextbite


Nextbite는 IT관련 창업자가 만들었어요. 창업자인 Alex Canter는 다양한 음식 배달 플랫폼의 주문을 하나로 모아서 볼 수 있게 하는 Odermark라는 서비스를 개발했는데요, Odermark가 잘 되는 것을 보고 배달 전문 식당과 가상 레스토랑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Nextbite의 강점이 바로 이 Odermark 서비스예요. 모든 음식 주문이 Odermark를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유령 주방들은 Nextbite로부터 정산을 받아요. 어떻게 보면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중개 플랫폼과 결합된 가상 레스토랑 서비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 Nextbite 웹사이트 바로가기




3. C3 - Creating Cullinary Communities


C3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좀 생소한 SBE그룹을 백그라운드로 갖고 있어요. SBE는 호텔, 카지노,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등을 보유한 대형 호스피탈리티 그룹인데요 (우리나라의 파라다이스 그룹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를 바탕으로 C3는 가상 레스토랑을 넘어 '가상 푸드코트 Virtual Food Hall'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코비드19로 푸트코트들이 장사가 잘 안되어 유휴시설이 급증했는데요, C3는 이를 활용한 가상 레스토랑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C3 웹사이트 바로가기




4. The Local Cullinary



선구자 브랜드의 등장입니다. 네 번째라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한데요, The Local Culinary는 가상 레스토랑이라는 서비스를 가장 처음 도입한 회사예요. 2018년에 창업했다고 하니,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발주자 답게 가상 브랜드 수가 엄청나게 많아요. 무려 50개나 됩니다! 이 많은 브랜드들을 모두 직접 소유했는지, 아니면 VDC처럼 라이센싱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숫자로 압도하네요.


> The Local Culinary 웹사이트 바로가기




5. Cluster Truck



Cluster Truck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Street Food를 컨셉으로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Cluster Truck은 가상 레스토랑보다는 '배달 전문 식당'의 개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모든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기존 프랜차이즈 개념에 가까운 서비스로 볼 수 있는데요, 차이점은 홀 운영 매장이 없다는 것일까요? 웹사이트도 가맹 조리사 보다는 소비자에 포커싱하고 있어요. (Cluster Truck 앱을 통해서 주문하는 구조입니다.)


> Cluster Truck 웹사이트 바로가기




6. Salted




마지막으로 소개할 Salted는 컨셉을 좀 더 뾰족하게 다듬은 가상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가상 레스토랑 모델은 같지만, 더 안심할 수 있는 재료, 몸에 좋은 음식(메뉴 구성만 보더라도 차이를 알 수 있어요. 햄버거나 마카로니 등 고열량 음식보다는 한식, 샐러드 등의 상대적으로 건강한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Salted 웹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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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레스토랑과 프랜차이즈의 차이


가상 레스토랑을 살펴보면서, 과연 우리나라에도 이 아이템이 도입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우리나라는 배달음식 및 프랜차이즈가 엄청나게 발달된 시장이라서, '가상 레스토랑'이나 '배달전문 식당'이라는 컨셉이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찾아봤던 어떤 글에서 가상 레스토랑을 '일종의 공유주방'이라고 표현한 것을 봤었는데요, 공유 경제의 개념은 맞으나 단순 주방이라는 공간을 임대하는 공유주방(사실 부동산 임대업 아닌가요?)과 브랜드 관리 및 운영에 포커싱한 가상 레스토랑은 전혀 결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유사한 것은 프랜차이즈 모델이라고 보는데요, 그 차이를 비교해 봤어요.




운영 주체 관점에서 보자면 가상 레스토랑이 훨씬 복잡도가 높아요. 여러 개의 브랜드와 레시피 관리, 브랜드 홍보 마케팅, 주문자와 생산자 연결 및 정산 관리 등, 할 일이 엄청 많아 보이지 않나요? 수익구조 측면에서도 단순 계약금, 인테리어 등 1회성 비용으로 수익을 얻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판매 금액에 비례하는 수수료 책정은 관리가 까다롭거든요. 어떻게 보면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Brand Aggregator와 유사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계약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훨씬 줄어요.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홀 영업을 하는 경우 인테리어 신경써야지 매장 관리해야지, 또 지역 배달앱에 깃발 꽂아야지, 리뷰 및 평점 관리해야지... 조리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은 반면, 가상 레스토랑 계약자는 주방과 조리사만 관리하면 되니까요. 비록 거대한 주방의 소모품 같은 느낌일 들 것 같긴 하지만서도, 리스크가 줄고 업무가 단순화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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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레스토랑에서 브랜딩의 중요성


위와 같이 가상 레스토랑에 대해 함께 알아봤는데요, 가상 레스토랑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답정너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바로 브랜딩입니다. '가상 Virtual'이기 때문에 고객이 선택하게 하는 건 오롯이 브랜드의 힘이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도 다른 의미의 '유령 주방'이 많은데요, 옛날 배달 책자 시절부터 하나의 사업자가 족발에서부터 감자탕, 아구찜, 분식에 이르기까지 오만가지 메뉴를 다 다루고 상호명과 전화번호만 달리해서 광고하는 경우가 있어 왔어요. 배달 앱 등을 통해 비교적 정보가 많이 공개된 요즘에도 한 매장이 두 세개의 사업자를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가 아직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유령 주방'으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믿음을 주고 선뜻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브랜드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명확한 브랜드 컨셉, 그를 반영한 네임과 로고, 그리고 메뉴 구성이 가상 레스토랑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실체가 없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브랜딩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틱톡이라는 거대 플랫폼과 제휴해서 단기간 큰 매출을 올리더라도, 한 때의 붐으로 치부된다면 지속가능할 수 없으니까요. 미국의 가상 레스토랑이 향후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켜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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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틱톡 키친의 오픈은 성공적이었을까요?

틱톡을 안 쓰니 전혀 알 수가 없네요. 관련 기사도 3월 오픈한다는 내용만 있지, 결과에 대해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혹시 아시는 분은 공유 부탁드려요.


2022 N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