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방문하는 벤치마킹 사이트이자 브랜드비의 (일방향적인) 경쟁자, The Brand Identity에서 호텔 및 호스텔 브랜딩 사례 7개를 꼽았더라구요. (관련 글 클릭) 그런데 제가 예상했던 브랜드들이 하나도 없어서 취향은 정말 각양각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브랜드비만의 "목적지가 되는 호텔 브랜딩" 사례를 뽑아보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지를 먼저 정한 후에 조건에 맞는 호텔 또는 호스텔을 선택할 것이예요.
그런데 만약 여행 목적이나 시간, 비용의 제약이 없다면 어떤 호텔을 선택할까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선택의 이유가 있겠지만, 브랜드비는 오로지 "브랜딩"만 생각하기에, 인상적인 브랜딩 - 즉, 케이스 스터디에서 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을 한 호텔들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목적지가 되는 호텔 브랜딩, My Destination Hotels"로 붙여 보았답니다.
총 8개의 호텔&호스텔을 선정했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개인적 호텔 취향보다는 브랜딩 취향이 반영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정말 케이스 스터디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브랜딩이 잘 되었을까? 현장에서의 총체적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경험이 브랜딩과 어우러질까? 라는 궁금즘을 갖게 한 호텔&호스텔입니다.
순서는 랜덤입니다.
1. Space Order Form Hotel in Taichung
Space Order Form Hotel은 영문 약칭으로는 SOF Hotel, 중국어로는 植光花園(식광화원 - 식물과 빛이 있는 정원이라는 뜻) 호텔입니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해 있어요. 다소 난해하고 복잡한 이름이 접근성을 떨어뜨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비의 마음을 확 끌어당긴 것은 Pop&Pac의 브랜딩 덕분입니다. 문구류와 어메니티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꼭 실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색해 보니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 한 인테리어도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이더라고요.
2. Hotel Pomander in Nuremberg
Hotel Pomander는 독일 뉘른베르크에 오픈한 신상 호텔입니다. 브랜드 네임과 디자인 모두 뉘른베르크의 역사와 특징을 담았어요. Pomander라는 이름은 세계 최초의 휴대용 시계인 Pomander Watch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이 시계의 별명이 바로 "뉘른베르크의 달걀" 입니다. 또 로고의 색상인 구리 빛(Bronz)은 시계의 색상이자 뉘른베르크의 역사와 함께한 금속 재료라고 해요. 따끈따끈한 신상 호텔이지만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브랜딩이 묘한 이질감을 주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실제 저 색이 어떻게 구현되어있을지 궁금해요.
3. JEN by Shangri-la in Shenzhen
개인적으로 동양문화를 모던하게 표현한 것을 좋아합니다. 구닥다리 취급을 받아서 잘 표현하지는 않지만 한자(漢字)도 좋아해요. 표의문자(表意文字)라는 점에서 로고 디자인과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JEN 호텔은 샹그릴라 그룹에 인수 후 리브랜딩 되었는데요, 간접적으로 한자 이름을 로고 디자인에 담은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한자와 영어가 결합된 로고처럼 호텔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동양문화와 현대적 감각이 섞여 있더라구요. Shenzhen을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꼭 머물러 보고 싶어요.
4. Can Ferrereta in Mallorca
Can Ferrereta는 스페인 남부 마요르카 지방 Santanyi라는 마을에 새롭게 오픈한 호텔입니다. 혀가 꼬이는(정확히 말하자면 굴러가지 않는...) 발음의 어려운 이름이지만, 스텐실 서체를 사용한 고전적 느낌의 로고와 자연의 질감을 살린 그래픽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한가로운 공간을 연상케 합니다(실제는 그럴리 없겠지만요!). 여행에서 휴양지를 선택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5. LeCrans in Alps Mnt.
등산을 좋아하지 않기에 알프스 산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요, 이 아름다운 로고는 그런 저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래, 호텔 안에서 알프스 산의 경치를 즐기기만 한다면 못 갈 것도 없지!' 라며 말이죠. 다만 알프스 산 정상에 위치한 5성급 호텔 답게 엄청나게 비싼 숙박비를 감내해야 합니다. 열심히 돈 벌어야 겠어요.
6. Guest House in Bath
Guest House는 영국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입니다. 이름 자체는 굉장히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창업자의 성이 바로 "Guest" 라는 것입니다. 기존 럭셔리 호텔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이름과 로고 디자인에서 보여지는 것 같아요. 영국의 매력적인 도시들과 그 도시의 문화를 투영한 호텔 공간이 어떠할지 너무 궁금하지 않나요?
7. Pilo in Lyon
이제 유스호스텔을 이용할 나이는 훌쩍 지났습니다만, Pilo는 귀여운 브랜딩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어요. 퐁신퐁신한 글자체와 유머러스한 디자인이 왠지 저도 이곳에 머무르면 마음만은 젊고 유쾌해 질것 같은 느낌을 주더라고요. 그렇습니다, 숙박업의 본질은 푹신하고 편안한 배개와 이불인 것이죠!
8. MM:NT in Berlin
MM:NT는 베를린에 위치한 "실험적" 호텔입니다. 디터 람스에게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이를 표현하는데요, 언제 공식 오픈할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2개의 룸을 베타 테스트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잠깐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이미 풀 부킹되었다고 하는데요,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이런 실험을 가능하게 한 것 같아요. 그들의 실험이 고객에게 어떤 호스피탈리티 경험을 제공할지, 또 그로부터 어떤 호텔 브랜를 만들어낼지 궁금해 집니다.
----------
나열하고 보니 정말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각각 독특한 매력(이라고 쓰고 브랜딩이라고 읽는다)을 지닌 호텔들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 위 호텔이 위치한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한 번 쯤 체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도 시간과 돈이 허락한다면 모두 체험해 보고 싶어요. (다시 한번 강조, 열심히 돈을 벌읍시다!)
여행 계획이 아직 없으신 분들은 간접 체험으로 아래의 브랜드 정보를 클릭해서 케이스 스터디를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