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팝스타 리아나가 마지막 앨범을 발표한지 벌써 8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워낙 유명한 명곡을 다수 보유한지라 새로운 앨범 없이도 기존 저작권으로 충분히 부유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이 많을텐데요, 사실 리아나는 가수 활동이 아닌 뷰티 사업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답니다. 옛날부터 유명세를 지닌 스타가 브랜드를 출시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 왔는데요, (예전에 브랜드비가 다뤘던 Newman's Own 역시 스타가 만든 브랜드죠! 궁금하시면 링크 클릭) 요즘은 SNS로 인해 그 영향력과 파급력이 더욱 막강해진 것 같습니다.
<트렌드코리아2024>에서 언급된 2024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디토소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빠르고 효율적인 선택을 위해 셀레브리티나 인플루언서의 소비를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2024년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옛날부터 있어왔던 스타 마케팅의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아무튼 셀레브리티 및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뷰티&패션 분야에서 이러한 셀레브리티 및 인플루언서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손에 다 꼽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성공적 브랜드들이 있지만 브랜드비는 딱 7개만 골라서 소개를 할께요. 항상 말씀드리지만, 지극히 주관적 선정이며, 브랜드 가치나 매출, 수익률 등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1. Fenty Beauty by Rihanna
펜티뷰티는 가장 성공적인 셀렙 브랜드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한국 사람은 브랜드 네임을 듣고 발음 때문에 부정적인 연상을 할 수도 있지만, Fenty는 가수 리아나의 성(姓)입니다. 리아나가 이름을 걸고 만든 브랜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사실 리아나는 이 화장품 브랜드 외에 동일한 네임으로 럭셔리 패션 브랜드를 론칭했었어요. 그것도 무려 LVMH 그룹과 제휴해서 말이죠. 하지만 패션 브랜드는 2년도 채 안되어서 사업중단을 했습니다. 이를 보면 "셀레브리티 브랜드 = 무조건적인 성공"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 것 같아요. 비록 출발선이 남들보다 훨씬 유리한 것은 맞지만요. 펜티뷰티의 성공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기존에 없던 유색 인종을 고려한 '모든 피부 타입, 모든 피부 톤의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리아나의 정체성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2. Rare Beauty by Selena Gomez
레어뷰티는 가수 셀레나 고메즈가 2019년 자신의 앨범 이름을 따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정신 건강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균형적으로 추구하며, 수익의 1%를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곳에 후원한다고 합니다. 제품에 대한 평도 좋은데요, Fresha라는 플랫폼에서 평가한 바에 따르면 뷰티 지수 94.58 (100점 만점)의 높은 점수로 셀렙 뷰티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사 링크 클릭) 참고로, 레어뷰티 제품은 우리나라의 ODM 기업이 제조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구매할 수 없지만, K-뷰티의 성공 사례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3. SKKN by Kim
SKKN은 셀레브리티, 킴 카다시안이 2022년 출시한 뷰티 브랜드입니다. 출시 년도로만 보면 후발주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사실 킴 카다시안은 2017년에 KKW Beauty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든 적이 있어요. 그런데 왜 브랜드 네임을 바꿨냐고요? KKW의 어원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죠. 바로 전남편의 성인 West가 들어갔기에, 이혼 후 계속 사용하기에는 머쓱해지는 것이죠. 물론 이니셜 네임이니 다른 의미부여를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전 세계인이 다 아는 이야기라 끊임없이 회자될 수 밖에 없어요. (여기서 브랜드 네임의 중요성을 한 번 강조해 봅니다.)
뒤늦게 출시해서인지, 선행 성공 사례와는 달리 색조가 아닌 기초 스킨케어 분야를 선택해서인지 아직까지 SKKN의 반응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음각으로 로고를 표현한 패키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어요.
4. Cecred by Beyonce
세이크리드는 팝스타 비욘세가 론칭한 따끈따끈한 브랜드입니다. (공식 론칭일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다음 날!) 브랜드 네임은 '성스러운'을 의미하는 Sacred에 비욘세 이름의 일부를 결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비욘세의 피드에서는 Hair is Sacred.라는 카피로 소개되고 있어요. 호기심에 세이크리드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보았는데요, 제품 출시 전인데다가, 단 3개 밖에 되지 않는 게시물에도 무려 14만 명 이상이 팔로우를 하고 있더라고요. 휴~ 역시 글로벌 팝스타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5. KHY by Kylie Jenner
이제 패션 분야로 옮겨 볼께요. 사실 카일리 제너는 뷰티 브랜드 Kylie Cosmetics로 더 유명하기에 살짝 고민했는데요, 그래도 최신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최근 론칭한 패션 브랜드 KHY를 소개합니다. 카일리 제너 역시 리아나처럼 패션 브랜드 실패의 흑역사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브랜드는 전문 디자이너와 제휴하여 퀄리티를 높였다고 하네요. 출시 한 시간 만에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니,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 같습니다. 이 인기가 꾸준히 이어질지, 첫 브랜드처럼 폭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6. Atelier Jolie by Angelina Jolie
아틀리에 졸리는 안젤리나 졸리의 유명세 때문에 론칭하기도 전부터 유명해진 브랜드예요. 무려 명품브랜드 Chloe와 협업한다는 것도 화제였죠. 다만, 개인적으로 브랜드 네임과 로고 디자인은 좀 실망스러웠는데요, 사회운동가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너무 부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녀의 행동은 존경스럽지만, 굳이 하이 패션에서까지 연관짓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하이 패션 자체가 그녀의 철학과는 거리가 있는 모순된 분야이기도 하고요. 그녀의 브랜드 론칭 의도와 브랜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안젤리나 졸리의 '아틀리에 졸리' by 보그)를 읽어보세요. 저는 공감이 안되어서 그런지 읽어도 잘 이해가......
참고로, 브랜드비 뉴스레터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는 '아틀리에 마졸리 Atelier Ma Jolie' 라는 선행상표가 등록되어 상표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우리나라처럼 작은 시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겠지만요.
7. Sunday Red by Tiger Woods
마지막 일곱 번째 브랜드 역시, 몇 일 전 발표된 따끈따끈한 브랜드입니다. 무려 27년간 나이키의 모델로 활동해 온 골프황제 타이거우즈가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브랜드 네임인 선데이레드는 타이거우즈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일요일에 즐겨 입었던 빨간색 티셔츠를 상징하는 말이라고 해요. 빨간색은 그의 정체성의 일부분인 태국을 연상시키는 색상이기도 하고요. 또 호랑이 로고에 그려져 있는 15개의 줄무늬는 그가 기록한 15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참고로, 추가 우승을 하면 줄무늬가 추가될 것이라고 합니다. 벌써부터 로고 변화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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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브랜드비가 내맘대로 선정한 셀렙 브랜드 7개를 살펴 보았어요.
새로운 브랜드가 넘쳐나는 현대에 있어 단시간에 인지도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셀렙 브랜드는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핵심인 셀레브리티의 부침에 큰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예요. 카일리 제너의 뷰티 브랜드, Kylie Cosmetics는 셀레나 고메즈와 연관된 구설수 이후로 하락세를 탔다고 하고요, 킴카다시안의 뷰티 브랜드 KKW는 이혼이라는 개인사의 영향을 받아 폐기되어야 했죠.
이는 스타 마케팅과 결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뜻하지 않은 구설수로 탑스타 모델과 찍은 광고를 부랴부랴 내려야했던 브랜드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셀렙 브랜드는 셀레브리티 자신을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좀 더 책임감있는 자기관리를 필요로 합니다.
또 셀레브리티 고유 이미지 확장의 한계로 적용 분야가 뷰티 & 패션(+술)에 한정되는 것 같아요. 물론 개인의 철학을 브랜드화한 제시카알바의 어니스트(Honest)나 귀네스펠트로의 굽(Goop) 같은 브랜드가 있기는 합니다만,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개인적인 예측입니다만, ODM이 가능한 건강기능 식품 분야도 셀렙 브랜드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선뜻 이 분야에 나설 셀레브리티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최근 우리나라 셀레브리티의 글로벌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위에 언급한 브랜드처럼 글로벌하게 유명세를 떨칠 브랜드가 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 선두주자는 누가, 어떤 브랜드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