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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브랜딩 에이전시의 채용 동향

브랜드비를 설립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브랜딩이라는 특화된 산업 분야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를 뽑아보자는 것이었어요.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대략적으로 그럴 것이다'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통계나 수치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매년 디자인 산업에 대한 통계보고서를 발표하지만, 그 범위가 너무 넓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브랜딩 에이전시들의 구인난은 직간접적으로 체험해왔지만,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브랜드비 웹사이트의 News란에 에이전시의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입수한 채용 공고를 올리기 시작했는데요, 돈도 안 받고 왜 올려주냐는 일부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통계를 한 번 내 보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 덕분에 꾸준히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중요! 브랜드비 웹사이트 채용 소식은 무료입니다. 필요하신 분은 정보만 주세요. 바로 올려드립니다.) 비록 100% 수동작업인지라 채용전문 사이트에 올라온 채용 공고까지는 수집하지 못했지만, 요즘 대세인 SNS에 올라온 정보 수집이라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비 운영 첫 해인지라 수집된 데이터가 빈약한 것은 사실이기에, 먼저 대략적인 업계 현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발표한 2023년 디자인 산업 통계 자료에서 시각 디자인 부분만 발췌한 것입니다. 브랜딩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시각 디자인 분야보다 더 넓을 수도, 더 좁을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또 디자인으로만 제한하다보니 브랜딩 컨설팅이나 네이밍 부분은 포함되지 못하고 있어요. 언젠가 브랜드비가 성장하면 브랜딩 산업에 특화된 통계를 내어보고 싶네요.

참고로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발표 자료는 전년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2023년 자료는 2022년 통계에 관한 내용입니다. (1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1. 시각 디자인 전문업체 규모 및 인력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시각 디자인 산업규모는 약 2조 5천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 회사 매출은 이것밖에 안 돼?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시각 디자인 전문 업체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무려 만 여 개나 있어요. (참고로 현재 브랜드비가 파악한 브랜딩 에이전시 수는 약 500개입니다.) 업체 당 평균 매출액은 약 2억 원 정도입니다.

종사자는 의외로 생각보다 적었는데요, 업체 당 평균 1.5명 정도 밖에 안돼요. 이로 미뤄보면 대부분의 전문업체가 1인 기업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2. 시각 디자인 전문업체 인력 구인/채용/퇴직 현황



이 자료는 상당히 흥미로운 통계입니다. 특히 경력 부분 숫자를 유심히 봐 주세요. 경력 디자이너 구인은 0.18명이지만 실제 채용은 0.06명에 그치고 있어요. 퇴직 인력 0.08명과 비교해 보면 퇴직한 인력만큼도 채용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디자인 업계의 경력직 채용난을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상대적으로 신입 채용은 경력직에 비해 용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위 통계는 전문업체 관점에서의 통계 수치이기에 구인 시 얼마나 많은 지원자가 응모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추측건대 신입 디자이너는 수요보다 공급이 현저히 많기에 비교적 쉽게 채용을 하는 것 같고요, 경력 디자이너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적기에 채용이 어렵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브랜딩 업계의 경력자 이탈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딩 에이전시의 주니어들이 약 2~3년 경력을 쌓고 일반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봐왔거든요. 그 이유는 아마 브랜딩 업계 분들이라면 이미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여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쓰다보면 또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요.)






3. 시각 디자인 전문업체 인력 채용 경로 및 애로사항



대부분의 채용 경로는 전통적 방법인 취업사이트 이용 및 지인 추천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비의 정보원인 자사 웹사이트나 SNS는 상대적으로 수치가 낮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취업사이트까지 정보수집하기엔 현재로서는 역부족이네요.)


채용의 애로사항 1위는 "구직자 기대불일치"인데요, 비록 구체적 언급은 되지 않았지만 연봉에 대한 생각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번 째 애로사항인 "요구 경력 지원자 없음"은 앞서 설명한 경력직 채용난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4. 2023년 브랜드비에 업데이트한 채용 공고 현황



드디어 이 글의 핵심 내용입니다. 보시다시피 수치가 빈약하여 객관성이나 정확성은 보장하기 어렵고요, 대략적인 흐름을 살펴보시면 되겠습니다.

작년에 총 101건의 채용 공고를 업데이트했는데요, 브랜드비 운영 초기라 미처 몰라서 팔로우하지 못한 브랜딩 에이전시가 많았기에, 실제 채용 공고는 더 많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올해와 비교해 보자면 1월~3월까지 업데이트한 채용 공고가 이미 50건에 달하고 있어서, 2024년 채용 공고는 200건을 가뿐히 넘기지 않을까 싶어요.

에이전시 숫자로 나눠보면 평균 1.5건의 채용 공고를 올린 셈인데요, 사실 대부분이 1년에 1번 채용을 진행하신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가장 많이 채용 공고를 올린 에이전시는 총 7건에 달하는데요, 거의 두 달에 한 번 꼴로 채용 공고를 올린 셈이예요. 다만 채용난 때문인지, 사세 확장 덕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채용 공고가 빈번한 시즌은 연말 연초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명절(설,추석) 전후에 채용 공고가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추측건대 이 때 퇴사 및 이직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봤듯이 에이전시 평균 인력이 1.5명밖에 되지 않기에,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이 여유인력을 두지 못하고 빈 자리가 생기면 채우는 형태로 채용을 진행하는 것 같아요. "당신이 나가야 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죠.






5. 해외 에이전시 채용 공고 현황


최근 브랜드비의 벤치마킹 사이트 The Brand Identity에서 채용 공고 서비스(바로가기)를 오픈했는데요, 굉장히 상세하게 채용 조건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에이전시와 구직자의 기대치가 명확히 차이나는 연봉을 구체적으로 기입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직 우리나라는 다소 열악한 연봉조건 때문에 채용 정보에 연봉을 오픈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상호간의 의견차를 미리 좁힐 수 있기에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요, 그동안의 채용 관습과 문화를 단번에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브랜드비도 채용 공고를 유료화 하고 싶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당분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브랜드비의 채용 공고는 무료로 운영되니, 채용 공고가 필요하신 분들은 부담없이 요청주세요.


2024 A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