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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REVIEW 4. logo design Global

2023년 리뷰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해외 로고 디자인은 워낙 국가도 많고, 브랜드도 다양하여 트렌드를 발견하기 쉽지 않았어요. 2022년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심볼과 로고가 많아서 그룹으로 묶기가 쉬웠는데, 올해는 정말 다양하더라구요. 그래서 국내 로고 디자인 리뷰와 동일하게 형태별로 눈에 많이 띄는 타입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트렌드라기 보다는 2023에는 이런 디자인이 있었구나, 살펴보는 개념으로 이해해 주세요.


먼저, 해외 로고 디자인 타입 별 현황을 리마인드해 볼께요. (첫번째 리뷰 글을 업데이트한지 시간이 흘러 생각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해외는 국내보다도 더 워드마크 타입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심볼형 디자인도 꽤 많았구요, 콤비네이션 형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매우 적습니다.






1-A. 워드마크 디자인 : 읽기 어려운 조형적 형태의 디자인



여러분은 위의 브랜드를 읽을 수 있나요? 영어문화권의 네이티브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자라기 보다는 원, 반원, 직사각형 등 도형으로 인지할 것입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 당황할 수 있지만, 일단 적응한 뒤에는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전통있는 브랜드들이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워드마크를 떼고 심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위 예시와 같은 조형적 형태의 워드마크는 심볼 디자인으로 인지되어 별도의 심볼과 워드마크 분리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또다른 형태의 읽기 어려운 워드마크 디자인입니다. 가독성보다는 브랜드 컨셉과 개성을 강조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죠.





이번 형태는 상대적으로 읽기 쉬운 워드마크 디자인입니다. 워드마크의 조형을 통해 브랜드 컨셉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죠.

네? 중간의 로고는 전혀 읽을 수 없다구요? 아마 한자가 익숙치 않은 분들은 읽기 힘들텐데요, 브랜드 네임인 털 '모毛'자와 우뚝할 '올兀'을 고양이 수염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또, 세번 째 MAM은 미술관 건축물의 형상을 표현한 워드마크입니다.






1-B. 워드마크 디자인 : 볼드한 서체 사용으로 덩어리감을 표현



어떻게 보면 1-A와 같은 맥락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자보다는 조형적 심볼로 인지되고자 하는 목적이죠. 다만 1-A보다는 좀 더 가독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런 덩어리감이 있는 워드마크 디자인의 장점은 워드마크를 고유한 프레임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네? 무슨 소리냐구요? 워드마크에 투명 효과를 주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맨 아래에 다양한 이미지를 삽입하면 워드마크 안에 이미지가 보여지게 되겠죠. 별도의 로고 모션 그래픽을 개발할 필요 없이 배경 이미지 또는 배경 동영상 활용으로 다채로운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1-C. 워드마크 디자인 : 다양한 서체의 대조와 대비


기존 워드마크 디자인에서 서체 변화는 두께를 조정하는 정도였어요. 예를 들면 하나의 서체 패밀리에서 Lite와 Bold를 골라 반씩 적용시키는 것이죠.

위의 사례들은 다양한 서체의 조합을 통해 독특한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질적 서체가 함께 적용되었을 때 시각적 조화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진정한 디자인 고수들만 가능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사례는 맨 아래 WORST 디자인에 있습니다.)






2-A. 심볼 디자인 : 캐릭터를 활용한 친근함과 귀여움



아시아 문화와 달리 서양 문화권에서는 귀여운 캐릭터가 호응을 받지 못했어요. 유아 내지 어린이 용 브랜드에서 간간이 볼 수 있는 정도였죠. 그런데 2023년에는 다양한 서비스에서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했어요. (관련 글을 읽어보시려면 클릭) 캐릭터의 역할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꺼예요.






2-B. 심볼 디자인 : 컬러 그라데이션 효과



한 때 로고에 입체 효과를 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죠. 또, 그 반동으로 플랫(Flat) 디자인이 유행하기도 했고요. 새로운 유행의 등장인 것일까요?

로고에 컬러 그라데이션을 주는 것은 표현 및 활용에 있어 난이도가 꽤 높은 디자인입니다. 특히 픽셀 이미지가 아닌 벡터 이미지로 활용할 때 더 그렇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에 JTBC 브랜딩을 진행했을 때만해도, 컬러 그라데이션에 투명 그라데이션 효과까지 들어간 로고 디자인에 담당 실무자가 활용이 어렵다며 푸념을 했었는데요, 기술의 발전 덕인지 더 난이도 높은 디자인들이 등장했습니다.

사실 컬러 그라데이션 효과의 가장 대표적인 로고 디자인은 2021년의 Total Energies라고 할 수 있는데요, 더욱 진화하여 3D 입체 효과와 모션 그래픽까지 들어갔네요. 앞으로 국내 로고 디자인에서도 유사한 로고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3. 콤비네이션 디자인 : 다양한 프레임의 등장



국내 디자인 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프레임 형태의 로고 디자인은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위의 사례 속 형태들은 일견 차별성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모션 그래픽과 가변형 디자인 입니다. 제가 기술치인데다, 브랜드비 웹사이트가 동영상을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바로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로고 검색으로 찾아서 확인해 보세요.





화려한 모션 그래픽은 없지만 브랜드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는 매력적인 프레임 형태 로고들입니다.






4. 다이나믹 아이덴티티


이제 브랜딩에서 다이나믹 아이덴티티는 대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인 툴의 발전과 미디어 아트, 3D 분야의 협업은 붙박이로 고정되지 않은 살아 움직이는 디자인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위 사례는 모션 그래픽으로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브랜딩인데요, 영상을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심볼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은 너무 당연해 졌죠.





또, 가변형 서체는 다이나믹 아이덴티티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서체 디자인 에이전시와의 협업이 당연시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는 마케팅 관점에서 서체 무료배포를 목적으로 한 전용 서체 디자인이 아닌, 통합적 브랜딩으로서의 서체 디자인이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5. 서체 타입 별 사용 현황



해외 로고 디자인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San-Serif가 대세이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습니다. (위 이미지 오른쪽 위에 위치한 작은 그래프가 국내 로고 디자인의 사용 현황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읽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한 서체들이 많이 등장했어요.

위 예시 중 NOKIA의 경우는 ETC로 봐야할지 고민했습니다만, 로고 디자인의 출발점이 그나마 베이직한 San-Serif이기에 일단 San-Serif로 분류했습니다. 2022년에는 Geometric Sans가 엄청 많았었는데요, 2023년은 상대적으로 약세인 것 같습니다. Geometric Sans가 지겨워진 디자이너들의 반동이 아닐까 싶네요.






6. 색상 별 사용 현황



해외 브랜딩에서는 이제 확연히 Green이 대세입니다. 2022년에도 색상 중 Green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요(Black 제외), 비중이 좀 더 높아졌습니다. 또 Purple이 고만고만했던 Red와 Orange를 누르고 상위권으로 올라왔네요(Pink 계열 색상이 꽤 많았는데요, 일단 Purple로 분류한 것도 일조한 것 같습니다.) 오른쪽 상단의 국내 로고의 색상 활용 현황과 함께 비교해 보세요.

국내와 동일한 것은 Black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Black은 색상이 아닙니다. 로고가 Black이라고 모든 디자인 어플리케이션에서 상가집 스타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고요, 다양한 색상 팔레트와 함께 활용됩니다. 하지만 다양함 속에서도 규칙(색감, 색조 등)이 있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7. 브랜드비가 뽑은 2023년 WORST 디자인


국내도 염치 불구하고 뽑았는데, 해외를 건너 띌 수는 없죠! 그런데 해외는 고르기 쉽지 않았어요. 저의 디자인 사대주의 때문 아니냐구요?

단언컨대 아닙니다! 해외 브랜딩은 워낙 방대하여 archiveB에 전부 업데이트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힘에 부치기도 해서, 기본적으로 유명하거나 좋은 브랜딩 사례 위주로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별로인 브랜딩은 1차적으로 걸러진다는 사실!) 또 생소한 브랜드들은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브랜딩이 훌륭한지 아닌지(저는 브랜드 정체성을 잘 담은 것이 훌륭하다고 생각하기에) 판단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간신히 국내의 절반인 3개를 뽑아봤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I Love NY를 재해석한 브랜딩이죠. 일단 기존 브랜드가 오랜 시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기에, 이를 바꾼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큰 반발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I)에서 공동체(WE)로 진화한 브랜드를 표현하기에, 새 디자인은 정말 별로였어요. 특히 저 얼룩덜룩한 입체 하트 심볼은 각종 화려한 시각적 테크닉이 넘치는 2023년에 등장했다고는 믿겨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기존의 Flat한 하트 심볼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네임 편에서도 언급했었던 X입니다. 이 디자인은 브랜딩 전략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 일론 머스크 개인의 취향이라고 할 수 밖에요. 그런데 X가 일론 머스크의 개인용 앱은 아니잖아요? 고객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본 중의 기본을 완벽히 무시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색상은 신규 경쟁 브랜드 Thread가 먼저 사용한 Black을 그대로 답습하여 1등 브랜드가 아닌 후발 주자의 미투 브랜딩처럼 느껴집니다.




기업 분리와 사명 변경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생략하기로 해요. (솔직히 왜 Kellanova라는 새로운-이라 쓰고 이상한이라 읽는- 네임을 사용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Kellanova의 로고 디자인에은 전통의 켈로그 로고타입에서 K를 가져오고 나머지는 현대적이고 유행하는 Geometric Sans를 적용했습니다. 굉장히 이질적인 두 형태의 조합인데다가 밸런스도 맞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새로운 네임의 낯설음을 희석시키려면 기존 켈로그 로고타입을 그대로 적용했어야 하구요, 이름처럼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했다면 오롯이 Geometric Sans를 적용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욕심이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추측건대 고위 임원진의 지시로 디자이너가 마지못해 그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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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해외 로고 디자인 리뷰 및 2023년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올해 2024년에는 등장할 새로운 브랜딩들을 기대해 봅니다.



2024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