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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브랜드 로고 디자인 트렌드 (국내)

2022년 브랜딩 트렌드 리뷰, 로고 디자인 편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사례들을 살펴보아요.

참고로, 브랜드비에 업데이트된 로고들을 중심으로 정리했고 주관적 견해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트렌드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2022년을 정리하는 개념으로 봐주세요.




1. 그룹사들의 CI 변경

전통적 재벌 그룹 두산이 연초에 CI를 변경한 데 이어, 보령제약 그룹, 한라 그룹, 현대중공업 그룹이 그룹 명칭 변경과 함께 CI도 리뉴얼했습니다. 또한 삼성 그룹 내에서도 금융 관련 계열사들이 모여 '삼성금융네트웍스'라는 CIC(Company-in-Company) 느낌의 기업 브랜드를 만들었네요. 또 새롭게 그룹으로 거듭난 브랜드들도 보입니다. 두 글자 이니셜 그룹도 증가하여 앞으로 회사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겠어요.

기존에 사용하던 심볼이나 그래픽 요소를 버리고 워드마크 형태로 리뉴얼한 경우가 많이 보이고, 새로운 심볼의 경우에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미니멀한 디자인이 많습니다.






2. 활발한 스타트업들의 CI 리뉴얼


사실, 2022년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경기침체가 되었고, 이와 함께 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얼어 붙었는데요, CI는 아무래도 개발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직전 해인 2021년의 시장환경이 반영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2021년은 "스타트업 버블"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스타트업 투자가 엄청나게 활발했었거든요. 자금이 풍부한 스타트업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리브랜딩과 광고입니다. 스타트업의 리브랜딩은 너무 많아서 대표적인 로고들만 모아봤습니다. 리브랜딩 전의 로고와 비교하면 모두 비약적 조형적인 발전을 이뤘는데요, 가끔 오히려 로고 디자인이 퇴보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아마도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분위기는 바꿔야 하는데 돈은 없고 해서, 저가 로고 제작업체에 맡기거나 내부적으로 디자인한 경우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스타트업 로고들의 워드마크 대부분이 유행하는 지오메트릭 산스 (Geometric Sans)가 적용된 것을 볼 수 있어요. 토스의 경우는 MZ세대에서 워낙 핫한 브랜드인지라 리뉴얼된 로고 디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성공적인 리브랜딩 사례로 자리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스타트업 로고 디자인의 경우, Combination 형태는 거의 없었어요. 앱이나 SNS의 제한된 공간 안에서 브랜드를 표현하기 위해 별도의 심볼을 개발하거나, 워드마크의 경우 개성이 가장 강한 글자를 심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3. 전문가만 알아차릴 수 있는 미세한 로고 디자인 리뉴얼

얼핏보면 구분이 안되는 리뉴얼 사례들의 Before & After를 나열해봤어요. 작게는 단순 색상 변경에서부터, 크게는 로고타입 및 색상 변경이 이뤄졌는데요, 로고 디자인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일반인은 리뉴얼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실제 기업체에서 일해본 경험으로는 이렇게 미세하게 변경한 로고는 관리가 무척 까다로워요. 디자이너가 아닌 실무자나 제작 업체가 디자인의 차이점을 구별하지 못하고 옛날 로고와 새로운 로고를 섞어 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거든요. 투입된 노력과 비용 대비 리뉴얼 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마련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폭이 미미한 리브랜딩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디테일의 한 끗이 브랜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좌우하기 때문이죠.






4. 캐릭터 확장이 가능한 로고 디자인

브랜드 캐릭터 개발은 수 년 전부터 메가 트렌드였는데요, 다양한 상품이나 굿즈, 연관 제작물(이모티콘, 영상 등)을 통해 고객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고 디자인에도 이를 반영한 트렌드가 보이고 있어요. 브랜드 심볼로 사용하면서도 3D나 모션 그래픽을 통해 캐릭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들이죠. 단, 이러한 디자인은 소비재 브랜드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미니멀한 모노그램 디자인

플랫 디자인의 유행이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형태를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한 미니멀한 모노그램 디자인이 많이 보이고 있어요. 미니멀한 디자인은 특히 화면이 작은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하기 활용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반대로 식별성과 차별성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어디서 본 것 같다"라는 평을 피해가기 쉽지 않아요. 최악의 경우는 표절 논란에 휩싸일 수 도 있습니다. 이런 리스크를 해소하려면, 왜 이런 형태를 취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타당한 로고 디자인의 근거(Relevance)가 필요해요. 또, 그럴싸한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않고 본질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 브랜드비를 통해서 키워보아요)






6. 대세는 산세리프 서체


로고타입 기준으로 사용된 서체의 종류를 구분해봤습니다. 산세리프 서체가 무려 전체의 4분의 3에 해당합니다. 요즘 디지털 환경에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리프 서체는 상대적으로 전통적 산업, 클래식과 우아함을 강조하는 분야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비중이 현저히 줄었어요. 이 외 글자의 개성이 강한 스크립트체나, 필기체, 디스플레이체는 모두 Etc.로 분류했는데요, 세리프보다 비중이 더 높은 것을 주목하세요. 전통적인 브랜드 로고 디자인은 가독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산세리프 아니면 세리프로 양분되었었는데요(특히 우리나라는 영문 스크립트체나 필기체를 가독성 낮은 서체로 판단합니다), 점점 개성있는 서체 디자인을 선호하는 성향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 모든 색을 포함한 색, 블랙 그리고 RGB 우선 전략


2022년 발표된 브랜드 로고 기준으로 색상을 분류해 봤습니다. 적용된 색상 면적의 비중이 아닌, 포인트 컬러 기준으로 나눴습니다. (2개 이상의 색상군이 사용될 경우는 기타로 분류했습니다)


블랙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사실 엄밀히 말하면 블랙은 색상이라고 볼 수 없는데요, 블랙을 적용한다는 것은 브랜드 로고의 색상을 하나로 정의하지 않고 여러가지 응용이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색상 활용의 폭이 매우 광범위해지기 때문에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는 색상 팔레트를 정교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어요. 색조(Hue)나 명도, 채도 등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 단순히 블랙&화이트만 쓰면 상조회사라는 평을 듣기 쉽상이예요. 쉬워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색상입니다.


블랙 외에는 블루, 그린, 퍼플을 메인 색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어요.

블루는 전통적으로 선호되는 색상인데요, 과거에는 채도가 높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네이비 계열이 인기가 많았다면, 요즘은 RGB에서만 구현 가능한 산뜻하고 선명한 블루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블루는 인쇄 컬러 맞추기가 정말 어려워요!)

ESG 열풍을 타고 그린 색상의 비중도 증가했는데요, 블루가 많이 섞인 티파니 블루 계열의 그린과 명도가 높은 산뜻한 느낌의 그린 색상이 많이 보입니다.

퍼플 역시 최근 인기가 많은 색상이예요. 블루와 마찬가지로 RGB 환경 기반의 산뜻하고 선명한 퍼플이 많이 보입니다. 퍼플 역시 인쇄 컬러 맞추기 까다로운 색상입니다.

전반적으로 인쇄의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RGB환경에서 눈길을 끌 수 있는 색상 위주로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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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022년 브랜딩 트렌드 리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2023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