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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브랜드 네이밍 트렌드

2022년의 브랜드 네이밍 트렌드는 2021년과 거의 동일합니다. 트렌드라고 할 만큼 공통적인 네이밍 현상이 많지 않았어요. 그만큼 브랜드 네임이 획일화되지 않고 다양화되고 있다는 뜻이겠죠? 개인적으로 이런 현상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요, 머지않아 네이밍 트렌드를 분석 할 수 없는 날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약정리하는 개념으로 2022년의 네이밍 트렌드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해요.




1. 끝물인 줄 알았던 메타버스가 여전히 등장하다


2021년 메가 트렌드였던 '메타버스'가 Meta의 주가 폭락과 더불어 시들해졌어요. 그런데 의외로 메타버스 컨셉의 네이밍이 여전히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유행을 인지하고, 이를 반영한 브랜드 네임 및 로고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물리적인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 기업 브랜드의 경우, 개발 및 의사 결정에 최소 반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래서 메타버스의 열기가 완전히 식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한 네이밍이 뒤늦게 발표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2023년에는 더 이상 메타버스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Meta가 기사회생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말이죠!)







2. 업종을 숨기는 사명이 트렌드로 자리잡다


2021년에는 SK그룹이 대대적으로 계열사를 업종을 드러내지 않는 네임으로 변경했는데요, 이러한 경향은 2022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거기다 SK그룹에 이어 한화그룹도 동일한 전략을 채택한 것 같아요. 그 외의 다른 그룹들은 SK나 한화처럼 대대적이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와 같은 브랜딩 에이전시로는 이러한 트렌드가 너무나 큰 시련입니다. 기업의 기본 속성 및 정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저는 벌써부터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여러분들도 한번 아래 사명들을 보고 각 회사들이 어떤 비즈니스를 영위하는지 추측해 보세요.





3. 업종 꼬리표를 떼는 경향이 지속되다


2021년의 '현대코퍼레이션'에 이어 현대중공업도 업종을 떼고 'HD현대'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제약'을 뗀 '보령', '시큐리티'를 뗀 '이글루 코퍼레이션'이 있습니다. '컬리'는 '뷰티 컬리'를 출시하면서 원래 사명인 '마켓 컬리'를 하위 카테고리명으로 바꾼 사례입니다. 'NHN 링크'는 더 이상 티켓만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 같아요.





4. 브랜드의 인지도 Vs. 브랜드 이미지


이미 다른 글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저는 '브랜드 인지도'는 돈 주고도 못 사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깊은 브랜드와 순식간에 인지도를 쌓아올렸던 유명 브랜드가 브랜드 이미지 악화로 인해 브랜드를 변경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불가리스'는 우리나라 유제품 시장의 양대산맥이었던 남양유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순식간에 추락시킨, 일명 '불가리스 사태'로 인해 브랜드 변경이 피치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불가리스는 예전에 '불가리아'라는 미투 브랜드와 경쟁, 또한 "나라 이름을 상표로 사용할 수 없다"는 상표법적 이슈 하에서도 명맥을 이어온 저력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지켜왔던 브랜드가 결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네요. (그러나 몇 년 후에 슬며시 부활 할 수도 있어요. 지켜보도록 해요.)


'일동후디스'의 '아이밀'은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국민 브랜드인데요, 동일 브랜드의 중소기업과 상표 분쟁을 이어오다 2021년 패소판정을 받았습니다. 많은 상표 분쟁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상표권을 구매하는 것으로 해결되는데요, 일동후디스는 브랜드 네임을 변경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에디슨 모터스'는 정말 순식간에 유명해지고, 순식간에 악명으로 바뀐 드문 케이스인데요, 그 영향으로 계열사들도 줄줄이 사명을 변경에 또 변경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브랜드를 유명하게 하는 전략과 보수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는 전략, 여러분이라면 어떤 전략을 선택하실까요?





5. 브랜딩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브랜드가 넘쳐나는 시대에 "선택과 집중"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입니다. 브랜드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하죠. 그래서 네이밍에서도 이를 반영한 사례가 보이고 있어요. 당연히 2개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보다 1개의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니까요.


'위니아딤채'는 에어컨으로 유명한 '위니아'와 김치냉장고로 유명한 '딤채'가 합병하여 탄생한 기업인데요, 김치냉장고라는 가전 카테고리 자체가 일반화 및 희석화됨에 따라 '딤채' 브랜드도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김치 브랜드 '종가집'의 경우, 국내는 '종가집' - 해외는 '종가'로 이원화되어 사용하고 있었다고 해요. 이번에 김치의 글로벌화를 표방하며 '종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사실 '종가집'은 국어 시간에 회자되는 잘못된 우리말 사용 사례이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가'와는 다른 고유한 이미지가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습니다.


'씨앤투스성진'은 마스크 브랜드 '아에르'로 유명해진 기업인데요, 사실 마스크를 담당했던 브랜드는 '성진'이었어요. 그러나 요즘 마스크 시장이 시들해지면서 브랜드 위상도 함께 낮아진 듯 합니다.


'iHQ'는 과거 "싸이더스HQ'로 알려진 엔터테인먼트 기업인데요, 이번에 미디어 분야로 브랜드를 확장하면서 계열사의 케이블 채널 2개를 과감히 기업 브랜드로 변경했습니다. 사실 iHQ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 대중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6. 독특함과 재미를 추구하는 브랜드 네이밍이 대거 등장하다


Z세대를 위한 브랜딩일까요? 브랜드만 보면 네임의 어원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직업병을 가진 저로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네이밍입니다만, 그냥 순응하며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무 옛날 사람 티낸다고 흉보지 말아 주세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독특한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다만, 아래 브랜드들을 아직 한 번도 실제로 구매하거나 써 본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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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022년 브랜딩 트렌드 리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2023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