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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합법화 Legal Cannabis

*브랜드비에서 다루는 트렌드 키워드는 브랜딩 사례 위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매년 발표되는 마켓 트렌드와는 조금 다른 경향이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2022년에 브랜드 사례들을 아카이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트렌드입니다. 브랜딩 사례 갯수보다도, 제 머리속에는 '불법' '범죄'로 각인되어 있는 대마초가, 내노라하는 브랜딩 에이전시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통해 브랜딩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대마초 합법화는 간간히 뉴스를 들어 알고 있었지만 다른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트렌드를 정리하면서 미국의 대마초 합법화 시장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9년부터 의료용으로는 대마초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미국의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도 의료용 뿐 아니라 기호용 시장도 열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자, 그럼 브랜드비와 함께 가볍게 '대마초 합법화'와 관련한 브랜딩 사례에 대해 알아보아요.




1. 우리에겐 생소한 영어 단어, Cannabis


우리나라에는 적용되지 않는 특수한 해외 시장이다보니, 기본 용어를 먼저 알려드릴께요. 평상시에는 쓸 일이 없는 단어라 엄청 생소하더라고요. 사실 우리에게 대마초는 '마리화나 Marijuana 또는 Marihuana'로 익숙한데요, 마리화나는 멕시코식 스페인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영어 표기는 Cannabis로 이뤄지고 있어요.


식물의 이름이 Cannabis이고, 여기서 추출한 성분이 Cannabinoids (무려 400여개의 화학성분이 추출된다고 해요), 그 중 환각이 없는 치료용 화학 성분을 CBD-칸나비디올 이라고 합니다. 일단 Cannabis와 CBD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아요.




2. 미국의 대마초 합법화 : Legal Cannabis




미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각 지자체 별로 법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현재 꽤 많은 지자체가 대마초를 의료용 또는 기호용으로 합법화하고 있어요. 위의 지도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분포도입니다. 미국 50개 주 중, 총 19개 주가 술담배처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했어요. 의료용은 총 37개 주가 합법화했다고 하니, 거의 대부분 합법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3. 무섭게 성장하는 대마초 합법화 시장


가장 최근 미국의 대마초 합법화 시장 규모 추이 그래프를 가져왔습니다. 합법화 초기 예측치로는 2022년 시장규모가 약 200억 달러 정도였는데요, 최근 예측치는 무려 330억 달러, 한화로 약 40조 7천억원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2021년 예산이 480조 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규모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마초 합법화 시장이 급성장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기호용 제품 시장에서 대마초 고유의 환각성, 중독성이 매출 증가를 유도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대마초 브랜딩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성장세가 확실한 시장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대마초 브랜드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고, 기존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리브랜딩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2000년대 초반 담배 브랜딩 열풍이 떠올랐는데요, 당시 '던힐'이라는 브랜드가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고, 이와 경쟁하기 위해 수많은 담배 브랜드들이 브랜딩을 진행했었어요. 브랜딩 에이전시 중 담배 브랜드 네이밍, 패키지 디자인을 안 하는 회사가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중독성을 가진 기호품이라는 공통적 요소, 그리고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제품 속성 때문인지 담배 브랜딩과 대마초 브랜딩이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브랜드비는 "브랜드"에 집중하는 사이트니까, 매출 규모 기준 탑 브랜드 분석... 이런 것은 하지 않을께요.(구글에서 찾아보면 나옵니다)

최근 브랜딩 사례 기준 주목할 만한 것들 위주로 골라봤어요.




4-a. Cresco by Lobster Phone



Cresco는 꽤 매출규모가 있는 대마초 브랜드입니다. 제가 처음 Cannabis 브랜드를 접하게 된 것도 Cresco의 리브랜딩이었는데요, 식품도 아니고 화장품도 아닌 묘한 패키지가 눈길을 끌었어요. 대마초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미니멀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입니다.




4-b. Breez by Robot Food



뉴스레터 구독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저희 브랜드비 패키지로 쓰고 싶은 디자인이라고 언급을 했었는데요, 처음엔 민트 캔디인 줄 알았던 대마초 브랜드입니다. 우측 하단의 대마초 마크가 아니었다면, 일반인은 알아차리지 못했을 꺼예요. 제품 표기 정보에 CBD 함유량이 보이죠? 다른 화학성분인 THC는 환각작용이 있는 성분이라고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대마초가 이런 디자인으로 출시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 같네요.




4-c. Butter by Center



Butter는 브랜드 네임 자체가 독특한 사례로 화제가 되었어요. 또 이름을 숨기고 노란색 사각 박스(버터 바)로만 표현한 심볼 아닌 심볼도 인상적이었죠. Let's build a butter world 라는 슬로건도 재미있죠? 버터의 노란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패키지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4-d. Bloom by High Tide


많은 대마초 브랜드들이 대마초 잎을 모티브로 디자인을 하는데요, Bloom은 대마초 잎을 배제한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만 봐서는 전혀 대마초 제품임을 알아차릴 수 없어요.




4-e. ROOR by Morillas


여기부터는 대마초 느낌이 물씬 나는 패키지 디자인입니다. 사실 '대마초 느낌'이라는 것도 굉장히 주관적이긴 한데요, 향정신성 제품이 가진 자유분방한, 약간은 퇴폐적(?)인 느낌이랄까요... 어떤 사람에게는 조금 위험하게 느껴질 수도, 또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디자인인 것 같아요.




4-f. Melted by Zero



위의 Butter와 비슷한 결을 지닌 네임입니다만, 디자인은 정 반대네요. 블랙&화이트의 그래픽은 대마초 특유의 환각성을 표현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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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대마초 합법화와 관련된 브랜딩 사례들을 간단히 살펴봤어요.

브랜드 네임은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아요. 패키지는 대중적인 제품으로 다가가기 위해 대마초임을 숨기고 미니멀하고 고급감이 있는 디자인에서부터, 기호성 제품으로서의 독특한 감성을 추구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인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술, 담배와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소구하는 기호성 제품은 브랜딩, 특히 패키지 디자인의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감성적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하고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거든요. 대마초 브랜딩도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색다른 브랜딩이 이뤄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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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