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비건Vegan'이 열풍입니다. 너도나도 비건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종종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대체육 - Alternative Meat' 입니다.
아마 여러분은 대체육이라는 키워드를 들으면 콩으로 만든 고기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가공하여 고기 맛을 낸 식품을 떠올릴텐데요, 기술의 발전은 놀랍게도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냈습니다. 브랜드비와 함께 이 놀랍고도 조금은 두려운 새로운 세계, 배양육에 대해 알아보아요.
1. 연구실에서 만들어지는 고기, 배양육
먼저 생소한 용어, 대체육과 배양육에 대한 정리를 하고 갈께요.
대체육은 고기의 대안으로 새롭게 등장한 식재료를 의미하는데요, 대안육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기술의 한계로 "대체육=식물성 고기"를 의미했는데요, 새롭게 배양육이라는 식재료가 등장하면서 동물에서 자연스럽게 채취하는 고기가 아닌,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고기를 모두 대체육이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배양육은 영어로 Cultured Meat, 또는 Cultivated Meat로 칭하는데요, 동물 세포를 배양해서 만들어낸 고기입니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기에 Lab-grown Meat라고도 불립니다. (Lab-grown은 인공 다이아몬드에서나 듣던 단어인데, 식품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 / 출처: amsbio.com>
또, 배양육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산업이 있는데요, 바로 세포 농업 - Cellular Agriculture 입니다.
살아있는 세포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세포 농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도식 / 출처:agfundernews.com >
예전에는 가축을 키우고 도축하여 고기, 가죽, 털 등을 얻고 나무를 베어 목재를 얻었다면, 세포농업은 세포만 확보하면 연구소에서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생물을 성장시키고 재료로 가공하기 위한 자원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어릴 적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보던,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어느새 우리 곁에 현실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2. 배양육 시장에 대한 전망과 원인
<이미지 출처:파이낸셜 뉴스>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커니에 따르면 2040년에는 배양육 시장 규모가 일반육을 육박할 것이며, 배양육과 비건용 대체육을 포함한 전체 대체육 시장은 일반육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성장세가 아닐 수 없는데요, 저 같은 사람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고기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 선뜻 구매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의문이 들었어요.
배양육, 그리고 대체육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바로 미래 식량난과 요즘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기후위기가 있습니다. (스마트팜과 동일한 배경입니다!)
고기를 생산하고 가공, 운송하는데 어마어마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해요. 따라서, 예전에는 '비건'이 동물윤리적 관점에서의 행위였다면, 현대에서는 동시에 환경과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행위가 되었죠. 하지만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될 순 없잖아요? 식물성 고기가 일반육의 맛을 구현하지 못해 시장에서 외면당해온 것도 사실이구요. (저는 약 20년 전에 콩고기 브랜드 네임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몇 년 지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배양육은 일반육과 비교하면 온실가스를 90%, 에너지를 45%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배양육은 진짜 고기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또 생산 기술이 발전하고 확장되면 가격도 훨씬 저렴해지겠죠. (조류독감으로 계란값이 폭등했던 것을 생각해보세요.)
새로운 산업 분야라 용어 설명이 길어졌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배양육 브랜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해요.
배양육은 아직 대규모 상용화가 되지는 않았는데요, 2020년 12월 싱가포르에서 배양육 닭고기에 대한 판매가 허가되었고, 2022년 12월에 미국 FDA에서 배양육 닭고기에 대한 안전성 심사가 허가되었다고 해요. 2013년 세계 최초 배양육 햄버거가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만, 드디어 상용화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10년동안 배양육 산업과 관련한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했고, 또 인수합병 및 리브랜딩이 이뤄졌어요. 특히 최근 2~3년 새 리브랜딩이 부쩍 늘었는데요, 이는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받음과 동시에 소비자에게 어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죠.
배양육 브랜드는 고기의 종류 별로 묶었고, 순서는 임의로 정했습니다.
기업의 규모나 기술력 등에 대해서는 관심있으시면 별도로 알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아래 연관 브랜드 리스트에서 로고를 클릭하시면 각 브랜드 별 공식 웹사이트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3. 고기 러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쇠고기 배양육
MosaMeat는 네덜란드 기업입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배양육 햄버거를 만든 마크 포스트가 설립한 기업이기도 하죠. 위 이미지에 나온 분이 창업자 마크 포스트인데요, 관심있으신 분은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세요. 왜 쇠고기를 배양육으로 선택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어요.
MosaMeat는 최근에 로고 디자인을 변경했는데요, 기존 로고가 바이오 기업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면 새로운 디자인은 좀 더 소비자 지향적입니다.
AlephFarms는 이스라엘 기업으로, 우리나라에는 CJ제일제당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최근 CI 리뉴얼과 함께 Aleph Cuts라는 제품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A를 거꾸로 한 심볼마크는 제품의 특징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어요. (혹시 무엇을 표현했는지 모르시겠다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이메일로 문의주세요.)
Steakholder는 원래 MeaTech 3D라는 네임을 갖고 있었는데요, 2022년 지금의 네임으로 변경했어요. 사명으로 미뤄봐도 알 수 있듯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배양육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한 네임을 사용하다가, 상용화 되면 소비자를 지향하는 네임으로 변경하는데요, 그 대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쇠고기의 대표 제품인 스테이크와 Stakeholder를 결합한 재미있는 네임입니다.
Meatable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네임입니다. Meat와 Able, 또 Eatable이 결합된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죠. 또 리뉴얼한 디자인은 글로벌 에이전시 Koto에서 개발했어요. 사실 배양육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도 Koto의 케이스 스터디를 보고 나서였어요. It isn't like meat. It is meat. 라는 메세지가 제품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Meatable은 동물복지를 적극 표현하고 있는데요, 광고에 자연 속 소들의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Believer는 Future Meat Technologies에서 2022년 11월에 브랜드를 변경했어요. 역시 이스라엘 기업입니다. 사실 Believer는 쇠고기 뿐 만 아니라 닭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모두 다룬다고 하는데요, 일단 쇠고기 카테고리로 넣었습니다.
4. 가장 먼저 허가를 받은, 닭고기 배양육
Good Meat는 싱가포르 기업입니다. 사실 Good는 모기업인 Eat Just가 더 유명한데요, Eat Just는 식물 기반 대체육 분야라서 Good Meat를 우선시 했어요. 식물성 대체육 분야는 먼저 상용화가 되었기에 상대적으로 인지도도 높죠. 모기업 브랜드와 일관성을 가진 로고를 주목하세요.
식물성 달걀 브랜드, Eat Just
SuperMeat는 로고만 봐도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죠? 이스라엘 기업으로, 2020년 배양육으로 만든 치킨 버거 레스토랑을 오픈했다고 합니다. 단, 판매가 아닌 시식용인 점에 유의하세요. 제품으로서 식품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기에 배양육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무료 시식 형태로 열었다고 하네요. 먹어 본 사람들은 일반육과 맛의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Upside Foods 역시 닭고기 외 다양한 고기를 다루지만, 일단 닭고기 카테고리로 넣었습니다. 왜냐구요? 로고가 왠지 닭가슴살을 연상시키는 것 같아서인데요, 정확히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Upside Foods는 Memphis Meats라는 이전 네임이 더 유명합니다. 미국 FDA승인을 밟고 있는 것도 Upside Foods의 배양육 닭고기 제품이구요.
최근 배양육 랍스터를 만드는 스타트업 Cultured Decadence를 인수했습니다.
5. 해양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급부상한, 배양육 생선
Wildtype은 해산물, 그 중에서도 연어를 주력으로 생산합니다. 워드마크 로고에서 W가 간접적으로 제품의 특징을 표현하고 있네요. 우리나라에는 SK최태원 회장이 시식한 것으로 기사가 나와 있어요.
BlueNalu는 우리나라 풀무원이 투자한 스타트업으로, 해산물 제품을 만듭니다. 특히 참치회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네임인 BlueNalu에서 Nalu는 하와이어로 '파도'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 제품연관성이 아주 높은 네임으로 인지됩니다. :D
6. 사치 식품의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 배양육 푸아그라
Gourmey는 프랑스 기업으로 배양육 푸아그라를 생산 합니다. 푸아그라는 사치스러운 식재료 중의 하나죠. 생산과정에서의 동물복지 이슈와 비싼 가격, 희귀성으로 인해 배양육 생산이 적합해 보이긴 합니다. 다만 시장 규모가 쇠고기나 닭고기에 비하면 크지 않아 향후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이와 유사한 사치 식품 배양육 기업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배양육 랍스터, Cultured Decadence와 배양육 캐비어를 만드는 Magiccaviar가 있습니다. 다만 로고 디자인이 전형적인 스타트업 초기 버전인지라 소개를 생략할께요.
7. 이미 상용화 및 대중화된, 동물성 아닌 동물성 우유
미리 말씀드리자면, Perfect Day는 배양육은 아닙니다. 만드는 기술도 세포 배양과는 좀 달라요. 하지만 동물성 아닌 동물성 식품이라는 점에서 추가로 소개합니다.
동물성 우유를 대체하는 제품으로는 일반적으로 두유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맛에는 차이가 있죠. Perfect Day의 창업자는 동물성 아닌 우유(우리나라 말로는 '우유'에 동물의 의미가 이미 포함되어 있지만, 영어로는 Milk입니다.)를 만들기 위해 정밀 효소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Microflora(미생물)에 유청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넣어 발효시키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미생물은 식물로 봐야 할까요, 동물로 봐야 할까요? 유전자조작식품GMO로 봐야할까요, 다른 기술일까요? 일단 정확히 이해는 안되지만, 배양육 기술과 마찬가지로 무에서 유를 만드는 듯한 느낌은 동일하네요.
Perferct Day는 이미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고 꽤 잘 팔리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에서는 Perfect Day가 제휴해서 만든 비동물성 우유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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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다양한 배양육 브랜드를 살펴봤어요. 아직 상용화 되지 않은, 정말 갓난 아기와도 같은 시장이라 많은 브랜드가 생소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의 브랜드일 수록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네임과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 최근 리브랜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만 봐도 이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하리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데요, 과연 가까운 미래에 어떤 브랜드가 승자로 자리잡을지 또 어떤 브랜드가 새롭게 탄생할지 관심 갖고 앞날을 지켜보도록 해요.
Ps. 우리나라에도 관련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살펴보면 배양육이 아닌 식물성 대체육이 많아요. 배양을 하더라도 식물단백질 또는 해조류 등을 이용한 것이라 배양육이라 하기가 조금 애매하더라고요. 해외에도 누룩이나 버섯 등으로 만든 쇠고기 브랜드가 있지만 배양육으로 분류하지는 않거든요. 관련 기사들을 봐도 배양육과 대체육을 혼용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스타트업도 추가로 소개할까 하다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브랜드는 아직 초기단계라 볼 수 있고, 좀 더 투자가 활발해지고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번역 : 리브랜딩이 되어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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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관련 브랜드를 한눈에 보고 싶다면? 브랜드비 트렌드 키워드 검색을 해보세요. 꾸준히 업데이트됩니다.